서울 도심 ‘하수 악취’ 확 줄인다

입력 2010-06-17 22:00

서울에서 하수 악취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시는 도심 하수도와 대형건물 정화조에서 발생하는 냄새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악취 저감장치’를 자체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오수가 모이는 정화조의 방류수조에 공기를 주입하면 공기 중에 포함된 산소가 악취발생물질과 결합해 냄새가 줄어드는 방식이다.

시가 4월부터 도심 대형건물 3곳의 정화조에 공기주입장치를 설치해 운영한 결과 악취가 100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정화조 악취의 주범인 황화수소의 농도는 최고 200뵞 이상에 이르렀으나 설치 후 48시간 동안 측정 결과 농도가 2뵞 이하로 하락했다. 이 정도면 악취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황화수소 농도가 70~150뵞일 경우 장시간 노출되면 눈 코 점막 목 등이 따갑고 통증을 느끼게 된다.

기존의 정화조가 악취를 발생시킨 이유는 정화조에 저장된 오수가 부패돼 그대로 하수도로 올라오고, 이 냄새가 거리까지 나오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는 악취를 없애기 위해 정화조의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을 낮추는 등 수질관리에만 집중했다.

정석만 물재생계획과 주무관은 “깊게는 20븖 지하에 설치된 정화조에서 하수도까지 오수를 퍼올리는 과정에서 심한 악취가 발생한다”며 “정화조에서 악취 발생을 먼저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를 위해 송풍기와 송풍 배관을 이용한 공기주입장치를 만들어 정화조에 설치했다. 투입된 비용은 300만원. 한 달 전기료도 10만~20만원 정도로 부담이 없다. 무엇보다 기존에 설치된 정화조를 개조할 필요가 없어졌다. 시가 저비용의 공기주입장치를 개발하기 전까지는 건물주가 5000만~1억원을 들여 공기주입이 가능하도록 정화조를 개조해야 했다.

송경섭 시 물관리국장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도심의 대형빌딩과 호텔, 공공건물에 ‘악취 저감장치’를 설치해 쾌적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