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 (金) 행복
입력 2010-06-17 17:45
찬송: ‘내 영혼에 햇빛 비치니’ 428장(통488)
신앙고백: 사도신경
본문: 신명기 33장 29절
말씀: ‘기’라는 중국 전설 속의 동물이 있습니다. 기의 생김새는 소와 같고, 푸른 몸에 발은 하나로, 태양처럼 광채가 나며 소리는 500리나 가는 등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존재입니다. 그런데 발이 하나뿐인 기가 유독 부러워하는 대상이 있는데, 발이 100여개나 되는 지네입니다. 지네는 뱀을 부러워합니다. 자신처럼 발을 움직이지 않고도 스르륵 몸으로 미끄러지듯 어디든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뱀도 부러워하는 대상이 있습니다. 바로 바람입니다. 바람은 몸을 안 움직이고도 금세 가고자 하는 곳을 가기 때문입니다. 허나, 바람은 눈을 부러워합니다. 눈은 보는 그 순간, 바로 그곳에 가 있으니까요. 눈은 마음을 부러워한답니다. 마음은 눈을 감아도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가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부러움이란 한이 없습니다. 그리고 부러움의 대상이 있는 한 결코 만족할 수 없는 법입니다. 부러움의 대상이 생기면 노력하게 되고 발전할 수는 있습니다만, 성취감과 자긍심으로 결국 다른 대상을 또 찾게 됩니다. 기와 같이 부러움의 다른 대상을 찾고 또 찾아야 하는 악순환의 늪에 빠지고 마는 불행한 결과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 점에서 우리는 신앙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해야 합니다. 여전히 무언가를 부러워하는 가운데, 단지 불행이 아닌 행복한 결과에 대한 해답이 정녕 신앙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또 신앙의 대상인 하나님 그리고 그의 아들 예수는 찾은 후 다시 또 찾아야 하는, 옮겨 다니는 그런 부러움의 대상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분명코 아닙니다. 신앙은 찾는 것도, 보여주기 위한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찾는 것이 아니고 그분이 찾으러 오는 것이며,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도난이나 분실의 우려가 없어 오직 받은 사람들만이 간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소유한 사람들 사이에는 부러워 탐내고 배 아파 못 참는 ‘끼리끼리 문화’가 아닌, 나누고 함께하고 진심으로 인정하고 칭찬하는 ‘새로운 문화’가 시작되며, 인간의 본질적 존엄성이 무엇인가에 눈을 뜨게 됩니다. 이때부터 주 안의 새 생활이 시작되고 부러움의 대상이 확실히 바뀝니다. 이것이 해답이고 행복의 시작입니다.
“이스라엘이여, 너는 행복한 자로다. 여호와의 구원을 너같이 얻은 백성이 누구뇨.” 모세의 말처럼, 보는 대로 판단할 수도 없고, 판단해서도 안 되는 것이 행복입니다. 남의 집 돌계단 틈새에 누워 햇볕을 쬐고 있는 남루한 디오게네스와 알렉산더 대왕의 대화를 생각해봅니다. “무엇이든 소원을 말하라. 다 들어 주겠노라.” “폐하, 당신의 그림자를 치워 주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따뜻한 햇볕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그를 누구도 불행하다고 할 수 없고, 명예와 부를 한 몸에 다 소유했음에도 불구하고 다 채우지 못하는 이들을 행복하다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처럼 행복이란, 당사자 스스로의 기준에 있는 것이므로, 누구도 타자의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는 특별한 가치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행복은 당신 것입니다.
기도: 진정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주기도문
장현승 목사(과천소망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