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출판인-‘크리스챤서적’ 임만호 대표] 신학 주석서의 개척자

입력 2010-06-17 20:58


도서출판 크리스챤서적 임만호(사진) 대표는 일흔이 넘었지만 문서선교사역의 끈을 놓지 않고 노익장을 보여주고 있다.

임 대표가 기독교 출판업계와 인연을 맺은 때는 1974년이다. 당시 한국 기독교는 급성장기였다. ‘CCC 엑스플로 74’를 기점으로 1000만 신도를 돌파할 때였다. 한편으로, 교단은 사분오열이 되고 물리적 계산도 없이 신학교를 설립하고 목회자 양산에 들어갔다. 따라서 신학교 교재 출판과 공과책 출판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며 기독교 출판 활동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한국대학생선교회(CCC) 간사로 활동했지요. 기독교청년면려회장으로서 선교활동의 일선에서 일하면서 기독교서적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어요. 저도 이 시기에 기독교서적의 출판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임 대표는 76년 2월 형편이 그리 좋지 않았지만 문서선교를 사명으로 여기고 대학 선배의 사무실 한 귀퉁이를 얻었다. 철제 책상 하나와 전화기 한 대로 도서출판 크리스챤서적의 문을 열었다.

당시 여러 신학교에서는 외국 원서를 번역해 교재로 사용했다. 목회자들은 설교 준비를 위한 성경주석서의 출간을 간절히 요구했다. ‘박윤선 박사의 신구약 주석’ ‘메튜 헨리 주석’ ‘풀핏 주석’ ‘렌스키 주석’ ‘헨드릭슨 주석’ 등의 도서들이 이 시기에 나왔다.

임 대표도 윌리엄 반즈의 주석을 출간해 전문적인 기독신학도서를 발행하는 기독교 출판사의 반열에 올랐다. 평신도들은 목회자들의 설교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기독교의 진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서적의 출판을 요구했다. 이들의 지적 욕구도 왕성할 때라 설교집과 간증집 등의 기독교문서들이 쏟아질 때였다. 외국의 경건서적들이 잇따라 출간돼 기독교 서점들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월간지 형식의 도서들도 이때부터 봇물을 이뤘다. ‘새 벗’, ‘월간 목회’, ‘교사의 벗’ 등이다. 임 대표는 “70년대는 기독교 출판이 한국의 출판계를 리드했다”면서 “성서공회와 기독교서회, 생명의 말씀사 등 20여 개의 기독교 전문 출판사들이 연간 500∼600종의 기독교서적을 출간했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출판협회를 이끌었던 임 대표는 기독문학이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를 활발하게 육성시키기도 했다. 일반성도들에게도 좀 더 다양한 기독서적을 접할 수 있도록 97년 월간 ‘창조문예’를 창간해 현재까지 180여명의 신인작가를 배출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