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한국전 당시 北 재남침땐 중국 본토까지 핵 공격 계획
입력 2010-06-17 01:17
미국은 한국전쟁 당시 북한이 다시 남침해올 경우 중국 본토까지 핵 공격을 하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과 중국에 핵 공격을 가하게 되면 당시 소련이 전면전 대신 중국을 살리려고 북한을 포기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핵 반격 계획 등 1300건의 한국전쟁 관련 문건과 CIA 내부 자료집을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해리스 트루먼 기념도서관에서 열린 ‘한국전 60주년 세미나’에서 공개했다. 이 문건들은 1954년 3월 전후에 작성된 것으로 56년 만에 비밀 해제된 대외비 보고서다.
문건에 따르면 미국은 지린과 선양 등 주로 북한과 인접한 만주지역과 대규모 병기창고가 있는 칭다오, 시안, 톈진 등 중국 내 5곳을 공격 목표로 삼았다. 소련이 자유 항구로 관리하던 뤼순과 다롄은 소련과의 전쟁을 피하겠다는 계산 아래 제외했다.
미국은 이 같은 중국 본토 핵 공격이 소련의 개입을 불러올 것으로 보고 오키나와 미군기지 공습이나 홍콩 인도 점령 등에 대비했던 것이다.
중국 본토 핵 공격 논의에는 미 국방부와 국무부, 미 연방수사국(FBI), CIA, 육해공군 최고 수뇌부 모두가 참여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는 CIA가 한국전쟁 발발 6일 전인 1950년 6월19일 “38선에서의 잦은 충돌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남침 가능성은 낮다”는 보고서를 백악관에 올린 내용도 있다. CIA는 또 같은 해 10월 12일과 18일 당시 중공군의 개입 징후가 없다는 보고서를 트루먼 당시 대통령에게 올렸다. 하지만 불과 1주일 뒤 중공군 30만명이 압록강을 건넜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