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형이냐! 측근형이냐!… 대통령실장 說…說…
입력 2010-06-16 21:44
측근형일까 관리형일까.
청와대 개편이 다음달초로 전망되면서, 후임 청와대 대통령실장의 콘셉트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현 정정길 실장의 교체를 언급한 적은 없다. 하지만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예고됐고, 집권 후반기 관리를 위해서는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상황이다.
핵심은 차기 실장의 성격이다. 현재 관리형과 측근형 두 가지 주장이 동시에 등장하고 있다. 집권 후반기인 만큼 정치권과 소통이 가능한 관리형 실장이 필요하다는 논리와 역시 집권 후반기인 상황에서 충성도가 높은 측근형 실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맞서 있다.
현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김덕룡 국민통합특보, 임태희 노동부 장관, 이석채 KT 회장,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백용호 국세청장 등도 크게 관리형과 측근형으로 나뉠 수 있다. 김 특보와 임 장관, 이 회장은 관리형으로 분류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당·청 갈등이 고조되고 국회와의 관계가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며 “정치권과 소통이 되는 사람이 실장을 맡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 특보는 이 대통령과 같은 나이로 여당은 물론 야당과의 소통에도 적임자로 꼽힌다. 임 장관은 대선 후보 비서실장과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냈고, 정무감각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이 회장의 경우 이 대통령이 몇 차례 공·사석에서 KT 조직을 혁신하고 경영 성과를 낸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후보군에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원 원장과 백 청장은 대표적인 측근형 실장 후보군이다. 여권 관계자는 “후반기로 갈수록 대통령의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대통령을 위해 몸을 던질 수 있는 인물이 실장 자리에 적합하다”고 했다. 두 사람은 대표적인 ‘MB맨’이다. 원 원장은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당시 행정1부시장을 맡았고,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일하다 국정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은 여권 내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백 청장 역시 이 대통령이 서울시에 있을 때 시정개발원구원장을 맡았고, 정부 출범과 함께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내다 4대 권력기관 중 하나인 국세청을 맡아 무리 없이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모두 약점이 있다. 김 특보의 경우 참신성이 부족하고, 임 장관은 현역 국회의원직을 버려야 한다. 이 회장은 60대로 나이가 많다는 점이 부담이다. 원 원장은 정보기관장이 곧바로 실장으로 가는 게 맞지 않다는 반론이 있고, 백 청장도 경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 때문에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높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