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총리 거취는 한시적 유임?… 김태호 총리설 검증 안됐다
입력 2010-06-16 21:44
여권 고위관계자는 16일 “정운찬 총리의 유임 여부와 관계없이 개각 폭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 당시와 맞먹는 수준의 조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른바 ‘4말5초(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인물들을 전면 배치해 여권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키겠다는 의도다. 능력과 신선한 이미지를 겸비한 인사들이 후보군 1순위다.
개각의 최대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정 총리의 유임 여부다. 현재로선 7·28 재·보선까지 정 총리가 한시적 유임을 받은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우세하다. 정 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자리에 연연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총리직을 훌훌 던지고 나가면 마음은 편할 것이지만 현재는 국정을 수습해야 한다”고 답했다. 총리직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이다.
정 총리 거취를 놓고서는 관측이 엇갈린다. 이 대통령이 충청권의 비판을 한몸에 받으면서도 세종시 수정에 앞장섰던 정 총리의 추진력을 높이 평가해 교체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물난 등 현실적 고려도 깔려 있다. 반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전패의 책임을 물어 정 총리를 바꿀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세종시 국회 처리 상황을 감안해가며 명예롭게 퇴진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인물군을 놓고 보면, 김태호(48) 경남지사의 경우 입각설과 총리 ‘깜짝 발탁설’이 함께 나오고 있다. 40대 후반으로 세대교체 흐름과도 맞물리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텃밭에서 광역단체장을 지냈을 뿐 능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이번 지방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호남에서 출마했던 정운천(56)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김대식(48) 전 평통사무처장, 정용화(46)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 등이 배려 케이스로 입각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농식품부 장관 시절 촛불 시위와 전면전을 펼쳤던 정 전 장관의 경우는 정부 부처 또는 당에서 중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경남지사 선거에서 아깝게 낙선한 이달곤(56)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재발탁설도 있다. 다만 이들이 ‘MB맨’으로 알려져 쇄신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점은 부담이다.
그러나 ‘4말5초’의 젊은 인재 풀이 넓지 않아 여권의 고민은 깊다. 여권으로선 쇄신 인사에 대한 높아진 국민 눈높이를 만족시켜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