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암살단, 모든 혐의 인정
입력 2010-06-16 18:28
북한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인 ‘황장엽 암살단’ 김명호 동명관의 첫 공판이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판사 조한창) 심리로 16일 열렸다.
김이 손목에 수갑을 두 개 찬 채 들어서자 재판부는 “불편하지 않으냐”고 묻고는 하나를 풀어주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법정에 들어선 이들은 시종 고개를 숙이고 앉아 시선을 한 곳에 고정하지 못했다. 묻는 말에는 단답형으로 대답했다. 시종일관 표정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았다.
신원 확인을 위한 재판부 질문에 김은 작은 목소리로 건성건성 답변했다. 동은 비교적 목소리가 크고 망설임이 없었다. 두 사람은 모두 170㎝ 내외의 키에 체격이 날렵해 보였다. 얼굴과 머리는 말끔했다. 직업을 묻는 질문에는 한참 머뭇거리기도 했다.
김과 동은 지난해 12월 김영철 북한 정찰총국장으로부터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고 위장 탈북한 뒤 입국했다. 그러나 입국 과정에서 검거돼 지난 4일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탈북자동지회 등에 가입해 황 전 비서의 동향을 파악한 뒤 1∼2년 안에 암살 계획을 실행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검찰이 낭독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서류증거에도 동의했다. 변호인단은 “피고인 신문을 생략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김과 동은 재판 절차에 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없다”고 짧게 대답한 뒤 퇴정했다.
재판은 김과 동의 신변안전 등 여러 사안을 고려해 법정 방청 인원을 30명으로 제한했다. 다음 재판은 23일 열린다. 피고인 신문과 증거 조사가 끝나는 대로 변론 절차는 종결될 예정이다. 취재진과 관계부처 공무원을 제외한 일반인의 법정 출입은 제한된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