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선교사 아들로 하버드대 박사과정 밟다 6·25 참전… 서울서 전사 쇼 대위 추모공원·동상 건립

입력 2010-06-16 21:25

미국인 선교사 아들로 ‘제2의 조국’을 지키기 위해 재입대해 6·25전쟁에 참전했다 사망한 윌리엄 해밀턴 쇼(한국명 서위력) 미 해군 대위의 추모공원과 동상이 건립됐다.

서울 은평구는 22일 은평평화공원 개장식에 맞춰 공원내에 쇼 대위 동상을 세운다고 16일 밝혔다.

쇼 대위는 일제강점기 선교사로 활동했던 아버지 윌리엄 얼 쇼의 외아들로 1922년 평양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한국에서 지내 한국어에 유창하고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지녔다.

미국에서 대학을 마친 그는 43년 해군 소위로 임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전쟁 종료 이후에는 부모가 있는 한국으로 돌아와 진해 해군사관학교와 한국해안경비대 창설에 기여했다.

다시 미국에 돌아가 하버드대 철학박사 과정을 밟던 그는 6·25전쟁이 발발하자 고심 끝에 해군에 재입대했다. 쇼 대위는 인천상륙작전에 이어 서울 탈환작전에 참가했다가 50년 9월 22일 녹번리(현 녹번동)에서 후방 정찰 중 적의 기관총 사격을 받아 전사했다. 28세의 젊은 나이에 숨진 그는 합정동 양화진 외국인선교사 묘원에 안장됐다.

재입대 당시 그는 부모에게 보낸 편지에서 “전쟁의 참화에 놓인 한국인들을 먼저 돕지 않고 전쟁이 끝난 뒤 선교사로 파견된다는 건 도저히 내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썼다.

쇼 대위 가족은 4대에 걸쳐 한국과 인연을 맺고 있다. 부인은 56년 서울로 돌아와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큰아들은 서울대 법대 초빙교수를 지냈고 큰 손녀는 오산 공군기지에서 장교로 근무했다. 동상 제막식에는 그의 아들 부부와 손자 등 유가족이 참석할 예정이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