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국민은행장 놓고 벌써부터 물밑경쟁

입력 2010-06-16 18:16

KB금융지주 회장에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이 내정됨에 따라 후임 국민은행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회장직에 도전했다가 외압에 의해 낙마한 강정원 행장은 10월 말까지인 임기를 채우겠다는 입장이나, 오는 7월 국민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에서 ‘문책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을 경우 중도 퇴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차기 행장 자리를 놓고 물밑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어 내정자가 외부 출신인 만큼 조직 안정과 사기 진작 차원에서 내부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어 내정자 역시 국민은행장은 가급적 내부 출신으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15일 내정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은행장은 능력 있는 사람이 오는 게 중요하다”며 “사기 앙양이나 조직 활성화를 위해 가능하면 행내에서 행장을 모시고 싶고, 이사회 의장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연공서열만 놓고 볼 때 최인규 지주사 전략담당 부사장과 최기의 은행 전략담당 부행장이 가장 근접해 있다. 그러나 이들은 강 행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돼 있다는 점이 마이너스 요인이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 안팎에서는 퇴직 임원 중 한 명이 낙점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연근 전 KB데이터 사장이 대표주자다. 정 전 사장은 상고 출신으로 행원부터 시작해 전략·영업·프라이빗뱅킹(PB) 부행장을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최근 금감원이 발표한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국민은행이 1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기초를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은행에서 개인영업지원그룹 부행장, 마케팅·상품그룹 부행장, 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두루 거친 이달수 KB데이타시스템 사장도 하마평에 올랐다.

김정태 전 행장이 삼고초려해 영입했던 윤종규 전 전략담당 부행장과 감사를 맡아 국민은행과 인연을 맺은 장형덕 BC카드 사장도 부상하고 있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