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 그리스 선전하면 한국 16강 진출 유리

입력 2010-06-16 21:26

17일 저녁 ‘대∼한민국’을 목이 터져라 외칠 작정이라면 경기 뒤 잠시 쉬었다가 ‘그∼리스’도 외치는 것이 좋겠다. 이제부터 그리스의 선전은 한국을 16강으로 이끌어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스와 나이지리아는 17일 오후 11시 남아공 블룸폰테인 프리스테이트 경기장에서 16강 티켓을 놓고 혈전을 펼친다. 두 나라 모두 1차전에서 패했기에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다.

양팀의 역대 전적은 1승1패로 막상막하다. FIFA랭킹에선 13위 그리스가 21위인 나이지리아를 조금 앞서지만 1차전에서 봤듯 숫자는 경기력과 직결되지 않았다.

심리적으로 여유가 있는 쪽은 나이지리아다. 수비가 탄탄하다. 비록 아르헨티나에 졌지만 최강 아르헨티나에 한 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특히 골키퍼 빈센트 에니에아마(하포엘 텔아비브)는 아르헨티나전에서 완벽에 가까운 선방을 선보여 패배한 경기임에도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다만 아르헨티나전에서 유효 슈팅이 하나에 불과해 정교한 공격력이 부족했던 점이 숙제다.

반면 그리스는 한국에 패하며 자국 언론의 뭇매를 맞아 사기가 떨어진 상태. 한국전에선 힘을 못 썼던 장신 공격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해야 한다. 특히 공격의 핵 테오파니스 게카스(헤르타 베를린)와 요르고스 카라구니스(파나티나이코스)의 플레이가 살아나야 한다.

한국의 16강 경우의 수를 따져보면 그리스가 이기거나 양 팀이 비기는 것이 최선이다. 그리스의 선전이 대한민국 원정 16강 꿈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만큼 그리스와 나이지리아의 대결에서 마음껏 그리스를 응원해주는 것이 좋다.

김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