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 “한국 세다”… 아르헨, 수비 치중 훈련
입력 2010-06-16 21:43
아르헨티나가 측면 수비를 탄탄히 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을 얕봤다간 큰코다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아르헨티나는 첫 경기 나이지리아전에서 왼쪽에 가브리엘 에인세, 중앙에 왈테르 사무엘과 마르틴 데미첼리스를 두고 오른쪽에 호나스 구티에레스를 배치한 포백 수비로 나섰다. 하지만 한국전엔 구티에레스 자리에 니콜라스 부르디소(AS로마)가 선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부르디소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아르헨티나의 공개훈련 미니게임에서 오른쪽 수비수로 뛰었다. 특히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부르디소에게 직접 지시하는 장면도 많이 나왔다. 부르디소는 15일엔 주전들이 대거 불참한 공개훈련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부르디소의 한국전 선발 기용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전에서 오른쪽 수비수 역할을 한 구티에레스는 소속팀인 뉴캐슬에서 수비수가 아닌 미드필더로 활약하는 선수. 마라도나 감독은 수비수 자리에 미드필더를 배치, 공격력을 극대화해 상대를 확실히 제압하려 했던 것이다. 반면 부르디소는 소속팀에서 중앙 수비수로 뛰고 있다. 측면 수비수들이 가진 공격 지원 능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대신 수비만 놓고 보면 훨씬 안정감이 있다.
공격 일변도에서 수비를 두텁게 한 전술로 바꾼 것은 한국의 실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오른쪽 측면은 염기훈과 박지성이 호시탐탐 빈틈을 노리는 지역. 후방의 이영표도 언제든 이 공간으로 치고들어가 중앙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스피드를 갖춘 한국팀에 이곳을 내줬다간 제아무리 아르헨티나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마라도나 감독은 16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 대표팀에는 메시에 버금가는 선수가 없다”며 “그렇지만 한국은 빠른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공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결정력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이어 “나이지리아와 사뭇 다른 경기가 될 것인 만큼 우리도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경계심을 보였다. 마라도나 감독은 또 “오른쪽 장딴지를 다친 후안 베론은 출전시키지 않겠다”면서도 “23명의 누구라도 출전할 수 있다”며 연막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