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MB물가 관리 다시 강화해야
입력 2010-06-16 18:04
지난 5년 새 저녁밥상 차리는 데 드는 비용이 41.4%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4인 가족의 저녁 표준 식단을 기준으로 2005년 1만7021원에서 올 6월엔 2만4063원으로 뛰었다. 이는 2004∼2008년간의 명목 임금상승률 3.4∼6.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식비 지출이 소득보다 훨씬 빠르게 늘어 그만큼 서민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강조했던 서민물가 안정, 이른바 ‘MB물가’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MB물가는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취임하자마자 한시적으로 생활물가를 잡아 서민경제에 보탬이 되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대상은 밀가루 라면 배추 무 두부 파 마늘 등 21개의 식재료를 포함해 서민생활에 필수적인 총 52개 품목이다. 그해 말 MB물가 지정은 사실상 폐기됐으나 지금도 서민물가의 주요 지표로 이용되고 있다.
올 들어 밥상 차리는 비용이 크게 오른 것은 지난 겨울 폭설과 한파가 장기화되면서 전국적으로 냉해가 발생해 채소와 과일 값이 폭등한 게 주원인이다. 이 때문에 MB물가는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연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생활물가는 서민 가계와 직결돼 있다. 식재료를 포함한 생필품은 가계의 소득 수준이나 제품가격의 오르내림과 상관없이 최소한 구매하지 않으면 살기 어려운 품목이기 때문에 가격 상승은 고스란히 서민 가계의 주름살로 이어진다. 소비의 소득탄력성 및 가격탄력성이 낮은 이들 품목에 대한 물가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수준 하위 20%에 속하는 1분위 계층의 가계소득에서 지출을 뺀 분기별 가계수지는 몇 년째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윗목은 여전히 냉골이다. 윗목까지 고루 온기가 퍼지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기에 물가당국은 식재료를 포함한 생필품 가격 안정에 거듭 만전을 기해야 한다. MB물가로 상징되는 생활물가 관리를 다시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