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장관 “불교계 템플스테이 사업 재조정하겠다”
입력 2010-06-16 18:07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근 185억원의 국고가 지원되는 불교계 템플스테이 사업의 방만한 운영을 지적하고 향후 사업 재조정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200억원이 투입돼 대구 팔공산 부근에 조성되는 불교테마공원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유 장관은 팔공산 불교테마공원을 저지하기 위해 문화부를 방문한 대구기독교총연합회 소속 6명의 목회자에게 “몇 군데를 다녀보니 템플스테이용으로 짓는다고 하면서 너무 크게 짓고 있더라”면서 “그래서 더 이상 짓는 것은 곤란하며 새로 짓는 것은 못하게 하라는 지침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에 갖고 있던 방이나 화장실이 불편하면 고치는 정도로 해야지 호텔처럼 20∼30개나 되는 방을 새로 만드는 것은 문제가 좀 있다고 본다”면서 “불교 내부에서조차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분명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교테마공원 조성과 관련해선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팔공산 불교테마공원은 이름 자체부터 잘못됐다”면서 “초조대장경을 복원하는데 어떻게 600억원이나 들어가느냐. 사업 추진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행정 절차상 이미 결정된 예산집행은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사업 재고에 한계가 있음을 암시했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 회장 이흥식(평산교회) 목사는 “우리도 문화재의 유지·보수에 국가 재정이 쓰이는 것에 대해선 적극 찬성한다”면서 “하지만 특정종교 시설을 국가예산으로 신설하는 것은 어떤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며, 이제부턴 어떤 종교라도 국가 재정으로부터 자립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