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시험감독은 학생들의 양심입니다… 개신대학원대학교 6년째 무감독 명예시험
입력 2010-06-16 18:07
16일 오전 9시, 서울 미아동 개신대학원대학교 401호 강의실. 목회학 석사과정 3학년 학생 50여명이 ‘목회상담학’ 수업의 1학기 기말고사를 치르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잠시 후 강의실로 들어선 노원석(실천신학) 교수가 시험지를 나눠주자 학생들은 맨 앞장을 넘겨 ‘양심선언’에 서명을 했다. “나 ○○○은(는) 하나님의 종으로서 금번 시험에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된 자로 나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쓸 것을 다짐합니다. 서명:○○○” 이어 감독이 없는 상태에서 학생들은 2시간 동안 시험에 몰두했다.
일명 ‘명예시험’이라고 불리는 개신대학원대학교(이사장 조경대 목사)의 무감독 시험 현장이다.
이 학교의 무감독 시험은 2005년 1학기부터 이어져오고 있다. ‘하나님 앞에서’라는 뜻의 라틴어인 ‘코람 데오(Coram Deo)’ 의식을 가진 정직한 목회자를 배출하자는 교수들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초기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목회자의 도덕과 양심교육은 신학교 때부터 해야 한다’는 조 이사장의 교육철학에 공감한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무감독 시험을 해오면서 이제는 학교의 자랑스러운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이 학교의 무감독 시험은 이와 연계한 이 학교 특유의 교육 프로그램과 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학교 측은 오픈북 시험이나 종합적인 사고를 요하는 문제를 출제해 무감독 시험을 보완하고 있는 것이다.
이 학교의 무감독 시험은 이제 400여명 학생들의 긍지로 자리잡았다. 원우회장 곽훈룡(29·산돌교회)씨는 “사람보다 하나님 앞에 바로 서야 나는 물론 한국교회가 산다는 생각으로 무감독 시험을 치르고 있다”며 “보이는 힘보다 보이지 않는 양심의 힘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석태 총장은 “무감독 시험으로 오히려 부정행위가 사라졌다”며 “신학생들이 익힌 양심교육이 목회지에 나가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