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올리스트 김성은과 힌데미트 만나보세요”

입력 2010-06-16 18:04


비올리스트 김성은(37)이 21일 오후 8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파울 힌데미트(1895∼1963) 비올라 소나타 전곡 시리즈 두 번째 연주회를 갖는다. 비올라는 바이올린보다 낮은 음역대의 악기로 바이올린이나 첼로만큼 명확하고 독립적인 소리를 내는 데 적합지 않아 독주보다는 합주에 어울리는 악기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독립적인 레퍼토리를 갖기 힘든 악기다.

독일 출신의 힌데미트는 비올라가 바이올린과 첼로의 의존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악기로 자리매김하도록 레퍼토리를 확대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힌데미트와 윌튼, 바르토크, 슈니트케 등은 비올리스트에게 협주곡을 헌정했고 비올라의 테크닉과 소리가 발전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힌데미트는 모두 7곡의 비올라 소나타를 남겼다.

김성은이 힌데미트를 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로부터 힌데미트 음반을 선물 받으면서다. 그는 음악가 이전에 인간 힌데미트에게 큰 감명을 받았다. 힌데미트는 나치에 반대해 유대인들과 함께 연주활동을 했다. 그는 1939년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했다. 독일에서 음악가로 성공적인 삶을 살았음에도 인종을 떠나 넓은 마음으로 다른 이를 품은 그의 마음과 용기, 결단력 등을 보면서 김성은은 힌데미트와 더욱 가까워졌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힌데미트 소나타 전곡을 연주하기로 결심하고 첫 무대를 가졌다.

이번에 선보이는 곡은 소나타 Op.25-4, 무반주 소나타 Op.31-4, 무반주 소나타(1937년작), 소나타 C장조(1939년작) 등이다. 청중의 이해를 돕고자 작품을 시대순으로 배치했다. 힌데미트 중기와 후기 작품으로 신 고전주가 유행하기 전에 그것을 추구한 힌데미트의 음악세계를 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김성은은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줄리어드 음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노부코 이마이를 사사한 김성은은 서울 바로크 합주단, 금호 챔버 뮤직 소사이어티, 올라 비올라 사운드, 앙상블 끌레이오 등 굵직한 연주단체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탄탄한 실력과 기품 있는 음악성을 갖춘 그는 고전뿐만 아니라 실험성을 갖춘 레퍼토리도 소화하면서 폭넓은 행보를 하고 있다(02-706-1481).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