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림 목사, 교회-단체 잇는 ‘네트워커’… 선교장벽 허문다
입력 2010-06-16 20:31
“브로커는 자기 이익을 위해 일하지만 네트워커는 남을 이롭게 합니다. 네트워커는 섬김과 나눔을 통해 다른 사람이 잘되는 것을 기뻐합니다.”
네트워커와 브로커의 차이를 또렷하게 구분해주는 이 사람은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최상림(48·사진) 사무국장이다. 목사이기도 한 그는 부산 교계에선 내로라하는 마당발이다. 그가 2주마다 보내는 개인 메일 수신자만 1250명. 그의 아이폰에는 1150명의 이름과 직함, 이메일이 빼곡하다. 하루 평균 전화 통화량 100여통. 두 달 동안 명함 600장이 나갔다.
최 사무국장의 꿈은 네트워크를 통한 세상 바꾸기다. 개교회나 하나의 단체가 특정 일을 도맡던 시대는 끝났다. 힘을 합치면 안 되는 일이 없다. 교회와 단체도 협력한다면 시너지 효과는 엄청날 것이란 기대다. 이는 선교와 교회 연합 등에 얼마든지 적용된다.
“얼마 전 선교 네트워크를 구성했습니다. 한 명의 선교사를 돕자고 알렸더니 안식관, 약품, 옷을 제공하겠다는 연락이 쇄도했습니다. 협력할 때 힘은 놀랍습니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는 철저히 네트워킹 역할을 견지한다. 부산 교회의 손과 발을 자처하며 교계를 잇겠다는 것이다. 부산 교계는 2007년 4개의 대형 집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협력 모드로 전환됐다.
최 사무국장은 “3∼4년 안에 부산 기독교는 형제라는 유대감을 가질 것”이라며 “개교회주의를 버리고 연합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형제 정신’은 최근 한 이단 단체에 의해 피해를 입은 새학장교회(황의종 목사)를 위해 교계가 뭉친 일에서 나타났다. 성시화운동본부를 필두로 교회 돕기 운동을 시작했고 그 여파가 부산 교회들로 이어져 5000만원을 모았다. 최 사무국장은 얼마 전 황 목사가 타 교회 설교 때문에 강단을 비우자 ‘설교 품앗이’를 자처했다.
“새학장교회는 저와 어떤 인연도 없는 교회입니다. 그러나 부산의 형제 교회이며 이단에 맞섰던 교회입니다. 교단과 일하는 분야는 다르지만 하나의 비전 때문에 하나가 됐습니다.”
최 사무국장은 좋은 네트워커의 자세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첫째는 섬기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둘째는 세례요한의 관점입니다.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요 3:30)는 마음, 이것만 있으면 네트워킹은 가능합니다.”
부산=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