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 아르헨전 3대 변수… 추위·고지대·잔디와의 싸움서 이겨야 웃는다

입력 2010-06-16 17:49

태극전사들이 아르헨티나를 넘어서기 위해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있다. 한라산에 버금가는 경기장의 고도, 마구(魔球)라고까지 일컫는 변화무쌍한 공인구, 체감온도 영하에 이르는 쌀쌀한 날씨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

경기가 치러지는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경기장은 해발 1753m에 이르는 고지대에 자리잡고 있다. 한라산 정상(1950m)과 설악산 대청봉(1707.9m) 사이 어디쯤에서 경기가 치러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높이 올라갈수록 공기의 밀도와 산소 농도가 낮아진다. 선수들은 낮아진 산소 농도 탓에 순간적인 피로 회복 능력이 떨어져 경기력에 지장을 받는다. 낮은 공기 밀도는 축구공의 속도를 높이고 변화를 심하게 만든다.

허정무 감독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알프스 산자락인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1200m) 전지훈련을 거친 뒤 남아공에 입국해 루스텐버그(1233m)에 캠프를 차리고 일전을 준비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은 그리스와 1차전을 저지대에서 치렀기 때문에 요하네스버그에서 첫 경기를 치른 아르헨티나보다는 약간 불리한 입장이다.

겨울로 접어드는 쌀쌀한 현지 날씨도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대표팀은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에서 요하네스버그로 이동하기 직전 선수들에게 방한용 점퍼를 나눠줬다.

요즘 요하네스버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도. 한낮에도 10도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는다. 차가운 바람까지 불면서 체감 온도는 영하에 가까웠다. 선수들은 긴팔 상의 유니폼을 입고 장갑을 낀 채로 경기에 나서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사커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덴마크-네덜란드 경기에서도 일부 선수들은 긴팔 상의를 입고 출전했다.

특히 부족한 일조량과 개막식 준비 등으로 인해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은 점도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던 넬슨만델라베이 경기장과는 확연히 비교가 될 만큼 경기장 상태는 고르지 못하다. 군데군데 움푹 파인 부분이 있어 불규칙 바운드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다.

아르헨티나는 한국팀과는 달리 사커시티에서의 적응훈련을 생략하고 곧바로 경기에 돌입할 전망이라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