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 지성 “내친김에 한 골 더”… 아시아 선수 최다골 도전
입력 2010-06-16 17:49
아르헨티나전의 또 다른 관심사는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골을 터뜨려 월드컵 본선 아시아 선수 최다골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 여부다.
박지성은 지난 12일 그리스와 1차전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7분 추가골을 터뜨려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만 개인 통산 3호골을 기록했다. 안정환(다롄 스더), 현역에서 물러난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미 알 자베르와 함께 아시아인으로는 월드컵 본선 최다 득점이다.
안정환은 2002년 한·일 대회에서 2골, 2006년 독일 대회에서 1골을 넣었다. 알 자베르는 1994년 미국, 98년 프랑스, 2006년 독일 대회에서 한 골씩 넣었다.
조커로 투입을 기다리고 있는 안정환이 먼저 기회를 잡을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박지성이 더 커 보인다. 안정환은 14일 현지 취재진에게 “기록이 깨질 가능성이 높다”고 웃어 보이며 “기록이란 건 언제나 깨지게 마련이다. 지성이가 기록을 깬다면 기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한·일 대회 조별리그 포르투갈전에서 후반 25분 결승골을 넣으며 첫 골을 신고했다. 한국의 월드컵 도전사에 그의 이름을 깊이 새긴 아름다운 골이었다. 이영표의 크로스를 가슴으로 트래핑 한 뒤 오른발로 띄우며 수비를 따돌리고 왼발 강슛으로 그물을 흔들어 히딩크의 어퍼컷 세리머니를 유도했던 장면이다.
2006년 독일 대회에선 프랑스를 맞아 후반 36분 설기현이 헤딩으로 떨어뜨린 공을 밀어 넣어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었다. 패색이 짙던 한국을 위기에서 구한 값진 골이었다.
아르헨티나전에서 4-2-3-1 포메이션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할 박지성은 상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에 대한 1차 저지선 역할을 하면서 공수를 조율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하지만 여느 경기에서도 그랬듯이 중압감을 이겨내고 다시 골 맛을 본다면 대기록 달성과 함께 한국의 16강 진출을 앞당겨 결정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막강한 적수를 상대로 언제나 꼭 한방이 필요했던 시점에 골을 터뜨렸던 그의 활약이 다시 한번 절실해지는 시점이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