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 “몸값을 못하게 해 주마!”… 한국-아르헨 몸값 차이 8배
입력 2010-06-16 17:49
한국이 21세기판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17일(한국시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맞붙는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몸값 차이는 무려 8배다.
독일 축구전문 사이트 트란스퍼마르크트(www.transfermarkt.de)에 따르면 한국팀의 이적료(추정)는 약 662억원(4435만 유로)에 불과하다. 우리와 맞붙는 아르헨티나 전체 몸값 5181억(3억4730만 유로)의 8분의 1 수준이다.
개별 선수 몸값은 더욱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우리 대표팀 중 몸값이 가장 높은 선수는 박지성으로 172억원이다. 그 뒤를 박주영(78억원) 이청용(45억원)이 따르고 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는 리오넬 메시(1194억원)를 필두로 곤살로 이과인(477억원) 카를로스 테베스(448억원) 등 대부분 명성만큼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박지성 박주영 기성용 이청용의 ‘양박쌍용’(340억원)을 모두 팔아도 테베스 한 명을 사지 못하고, 대표팀 전체를 팔아도 메시 한 명을 못 산다. 후보 선수로 가면 격차가 하늘과 땅 차이다. 한국의 오범석(34억원) 이동국(9억원) 안정환(4억5000만원)은 아르헨티나의 세르히오 아궤로(537억원) 디에고 밀리토(418억원)에 비하면 어린아이 수준이다.
연봉 차이도 크다. 메시는 2016년까지 매년 142억원(950만 유로)을 받는다. 박지성 연봉(65억원·360만 파운드)의 두 배가 넘고, 군인 신분인 김정우(95만4000원)로 따지면 1만4900배가 넘는 돈이다.
지난해 7월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테베스(126억원), 올 시즌 스페인 리그에서 득점 2위를 차지한 이과인(45억원)도 세계적인 고액 연봉자다.
그러나 월드컵 성적이 몸값 순은 아니다. 박지성은 최근 발간된 자서전에서 “누가 얼마의 연봉을 받는다거나 얼마나 유명한 선수를 보유했느냐보다 얼마나 ‘위닝 멘털리티(winning mentality)’로 무장돼 있느냐가 강팀을 가르는 기준”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이미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강호들을 잇따라 꺾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선 프랑스와 비겼고, 올해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는 0대 1로 석패했다. 또 지금보다 전력이 떨어졌던 1986년 멕시코월드컵 아르헨티나전(1대3 패)에서도 선전했다. 공은 둥글고 정신력은 몸값보다 비싸다. 태극전사들이 8배의 몸값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