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울산 서생중 기증… ‘시골학교 교장선생님, 편지 써서 도서기증 받은 사연’

입력 2010-06-15 20:51


학교재정이 열악한 울산의 한 시골 중학교 교장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책을 보내달라는 편지를 보내 기증 약속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5일 울산 울주군 서생면 서생중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서정표 교장은 지난 8일 SK에너지 구자영 사장 앞으로 “학교 재정이 넉넉하지 못해 도서구매 예산이 부족하다. 학생들을 위해 청소년 권장도서를 기증받았으면 해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됨을 헤아려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서 교장은 이틀 뒤 SK에너지 사회공헌팀으로부터 “어린 꿈나무들의 도서 구매에 도움을 주기 위해 300만원 상당의 청소년 권장 도서를 기증하겠다”는 회답 메일을 받았다. 사회공헌팀 관계자는 “직접 이 편지를 받은 구 사장이 ‘도와줄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지시를 내려 이번 사업을 일사천리로 진행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서 교장은 “구 사장을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부산 기장군 장안중학교 2년 선배라는 사실을 알고 용기를 내 편지를 썼다”며 “요청에 선뜻 응해 준 SK에너지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인근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도 500만원 상당의 도서를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이 학교 관계자는 전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