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한국, 기준금리 인상할 때”

입력 2010-06-15 18:3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리 정부에 대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출구전략 시행으로 방향을 선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OECD, “금리정상화 시작해야”=OECD는 15일 발표한 ‘한국경제보고서’에서 “물가상승 압력은 민간 부문의 고용이 늘고 실업률이 2011년에 3.5% 이하로 떨어지면서 점차 커질 전망”이라며 “따라서 한국은행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을 현재 3% 수준으로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정상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제적인 금리인상이 급격한 물가상승과 빠른 긴축정책에 따른 경기확장의 둔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OECD는 또 최근 정부가 발표한 외화유동성 규제 개정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금융기관들이 외화차입의 위험을 내재화해 보다 신중하게 감시할 유인을 제공하는 추가적 조치도 고려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추가 조치의 예로는 예금보험 프리미엄을 은행의 외화차입에 따라 조절하는 것과 한국이 합의된 국제기준에 따라 국내은행 외국지점에 대한 감독을 확대하는 방안, 통화스와프를 공식적인 다자간 체계로 보완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OECD는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증가해온 공기업 부채가 향후 재정부담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공기업에 대한 재무관리를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OECD는 이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개혁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가율을 높이고 비정규직에 대한 사회보험과 훈련기회 확대 등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랜들 존스 OECD 한국담당관은 “올해 내수부문의 가장 큰 리스크는 가계부채”라며 “가계부채가 늘어나면 소비를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출구전략 시행으로 선회하나=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가 잇따라 금리인상 필요성을 제기함에 따라 출구전략 시행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윤증현 장관이 경제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강해지고 있는 경기회복력에 대응해 하반기에는 정책 운용의 균형을 잘 잡아나가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사실상 출구전략 시행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기존의 입장과 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그동안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출구전략 시행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김재중 김아진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