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 아르헨전 해법 ‘공격은 수비로부터 풀어가라’

입력 2010-06-15 22:09


4-2-3-1 포메이션 선택… 중원에 5명 배치 수비 두껍게

아르헨티나는 한 수 위다. 하지만 이기지 말라는 법도 없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주축으로 한 상대방의 예봉을 꺾는다면 태극전사들이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연출할 가능성은 커진다. ‘공격은 수비로부터 풀어가라’는 격언처럼 태극전사들은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선다.

◇전방에서 메시 묶어야=메시를 자유롭게 풀어둔다면 한국의 승산은 없다. 메시에 대한 방책은 오로지 협력 수비뿐이다. 한국팀은 그리스 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4-4-2 포메이션을 버리고 4-2-3-1을 들고 나선다. 이 전술의 핵심은 중원에 5명을 배치해 수비라인을 두껍게 형성하는 것이다. 박지성이 중앙 위쪽에서 공수의 조율 역할을 맡는 동시에 메시에 대한 1차 저지선 역할을 맡는다. 박지성은 2008년 4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맨체스터 유나이티드-바르셀로나)에서 왼쪽 미드필더로 나서 수비수 파트리스 에브라와 함께 협력수비를 펼쳐 메시를 성공적으로 봉쇄한 경험이 있다. 공격에 가담했던 염기훈과 이청용이 재빨리 수비로 전환해 박지성과 함께 메시를 압박하면 효과적인 수비를 펼칠 수 있다.

기성용과 김정우는 수비형 미드필더인 더블볼란테를 형성한다. 이 둘은 위험 지역에 이르기 전에 메시를 저지해야 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거친 몸싸움과 적절한 태클로 상대를 위축시키고 메시에게 넘어가는 패스를 중간에 끊어 역습으로 이어주는 역할이다. 메시의 전매특허인 2대 1 패스를 막기 위해서는 메시의 발에서 패스가 떠나는 순간 그의 움직임을 놓치지 말고 따라붙어야 한다.

◇2선 침투 대비해야=아르헨티나는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디에고 밀리토(인터밀란),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등 당대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다. 메시에게 3∼4명의 수비수가 몰릴 경우 이들에게 빈틈을 노출할 공산이 크다. 나이지리아 수비수들도 코너킥 상황에서 메시를 비롯한 공격수들에게만 온 신경을 쏟다가 2선에서 침투한 수비수 가브리엘 에인세(마르세유)에게 헤딩슛을 허용하며 승리를 내줬다.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메시가 수비수를 끌어들인 뒤 이과인 또는 테베스에게 내준 패스는 완벽한 골 찬스로 이어지며 상대 수비를 무력화시켰다.

한국 수비수가 메시의 슈팅을 막기 위해 달라붙을 경우 2선 또는 3선에 있는 미드필더들이 돌아 나가는 상대 공격수를 마크해 추가적인 위협을 막아야 한다.

반발력이 큰 대회 공인구 자블라니의 특성을 이용한 수비도 고려할 만하다. 아르헨티나는 나이지리아전에서 볼 트래핑이 길어져 상대에게 차단당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노출했다. 태극 전사들도 ‘잘라먹는’ 역습을 노려볼 부분이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