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 분규’ 국제사회 개입 움직임… 미·러, 군사적 개입 가능성 시사

입력 2010-06-16 01:00

국제사회가 키르기스스탄 민족 분규 사태에 개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필립 크롤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4일 “우리는 국제적으로 조율된 대응을 추진하고 있으며 키르기스 과도정부, 유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러시아 등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을 지낸 니콜라이 파트루셰프는 “구소련 국가들의 안보기구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가 키르기스 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는 키르기스 수도 비슈케크 인근에 각각 군 기지를 두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성명을 통해 평화적 해결을 주문하고 나섰다.

키르기스 과도정부는 “이번 사태로 인한 사망자가 현재 170여명이고, 부상자는 1762명”이라고 밝혔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치료받지 못한 부상자와 수습되지 않은 시신이 엄청나다”며 피해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추산했다.

일각에선 민족 분규의 중심지인 오쉬에서만 최소 1000명이 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현지 통신사인 AKI프레스는 오쉬 인근 잘랄라바드 시에까지 폭동이 번져 상점 곳곳이 화염에 싸였다고 전했다.

키르기스의 폭동을 피해 우즈벡으로 피난하는 우즈벡계의 탈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우즈벡 정부 관리들은 키르기스 국경을 넘은 우즈벡인들이 벌써 10만명을 넘었으며 추가로 10만명이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AFP통신 등 외신은 우즈벡 정부가 유엔과 국제 구호단체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난민을 수용할 공간과 여력이 없어 국경을 봉쇄하고 키르기스에서 오는 피난민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키르기스 과도정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민족 분규와 관련해) 쿠르만벡 바키예프 전 대통령 측이 특별히 훈련된 타지키스탄계 용병을 동원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벨로루시에 망명 중인 바키예프 전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