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日 결승골 주역 혼다, 국민영웅 떠올라
입력 2010-06-15 18:12
일본 열도가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카메룬과의 조별예선 1차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혼다 게이스케(24·CSKA 모스크바)는 국민영웅으로 떠올랐다.
일본은 애초 이번 월드컵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다. 최근 코트디부아르, 잉글랜드, 짐바브웨 등 5차례 평가전에서 1무4패를 거두며 졸전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카메룬전이 열린 지난 14일에도 사이타마 스타디움에 모여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지켜본 이들은 고작 1500여명에 불과할 정도였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강호 카메룬을 강하게 압박한 끝에 1대 0으로 신승하면서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이날 일본 신문들은 1면 톱기사로 원정 월드컵 첫 승 소식을 타전했다. “4강이 목표”라고 밝혀 비웃음을 샀던 오카다 다케시 감독도 일제히 재조명했다.
신문들은 “오카다 감독이 일본인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대회에서 승리했다”면서 “(역대 월드컵에서) 1차전 승리팀 중 86%가 16강에 진출했다”고 입을 모았다.
“수비는 하지 않겠다”“유럽팀은 골로만 선수를 평가한다”며 팀워크를 저해하는 발언을 일삼아 ‘금발의 이단아’로 불리던 혼다는 하룻밤 사이에 영웅이 됐다. 일본 네티즌들은 “역시 큰물에서 놀던 검증된 선수가 일을 해냈다”며 그를 추앙하고 있다.
혼다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위치 선정과 공 모두 좋았다. 공을 잡는 순간 나 자신에게 ‘마음을 가라앉혀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대로 됐다”며 경기 결과에 흡족해했다. 오카다 감독도 “다음 경기인 네덜란드 전에서도 우리는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면서 선전을 다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