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면 깎아줍니다… 통신사 요금 경쟁 치열
입력 2010-06-15 18:21
통신요금 체계가 요동치고 있다. 더 이상 통화품질 경쟁이 무의미해지자 통신사들은 ‘한 푼’이라도 깎아주겠다며 파격적인 요금제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가족할인에서 나아가 다양한 통신상품을 한데 묶어 할인해주는가 하면 휴대전화 단말기로 저렴한 인터넷 전화를 쓸 수 있는 모바일 인터넷전화시대도 본격화되고 있다.
통합LG텔레콤은 가족이 휴대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인터넷TV(IPTV) 등의 통합요금 상한액을 선택하면 그 액수만큼 무료혜택을 제공하는 ‘온국민은 요(yo)’ 요금제를 다음달 1일 출시한다고 15일 밝혔다. 복잡한 통신요금 체계를 단순화하고 사용자와 서비스를 한데 묶어 할인 혜택을 주는 요금제다. 이상철 통합LG텔레콤 부회장은 “들쭉날쭉한 가계통신비 걱정은 이 요금제 하나로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월 요금 상한액을 가족 수에 따라 9만원(2인), 12만원(3인), 15만원(4∼5인) 중 택해서 내면 각각 16만·24만·30만원까지 추가 부담 없이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 2대에 초고속인터넷(엑스피드), 인터넷전화(myLG070), IPTV(myLGtv)를 쓰면서 한 달에 15만원을 지출해온 신혼부부의 경우 9만원짜리 요금제에 가입하면 동일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9만원보다 적게 썼을 땐 사용한 금액만큼만 내면 된다.
기존 결합상품은 구성품목을 모두 사용해야 할인이 됐지만 이 요금제에선 유선상품을 원하는 대로 구성하고 아예 뺄 수도 있다. 또 기존 결합상품의 경우 할인 대상이 기본료나 일부 음성요금에 국한된 것과 달리 이 요금제에선 통화료, 문자메시지, 무선인터넷 요금까지 포함된다.
통합LG텔레콤은 휴대전화 단말기로 와이파이(무선랜)망뿐 아니라 이동통신망에서도 인터넷전화를 쓸 수 있는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 ‘오즈070’도 다음달 1일 내놓는다. 와이파이 지역에선 인터넷전화 요금인 10초당 11.7원이 적용돼 최대 35% 요금 절감이 가능하다.
KT는 지난 4월 가구 단위 유선상품 ‘쿡세트(QOOK SET)퉁’을 내놓은 데 이어 가구 단위 휴대전화 요금제 ‘쇼(SHOW)퉁’을 이날 출시했다. 하나의 요금으로 가족끼리 2∼5대의 KT 이동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월정액 6만5000원을 내면 6만원 상당의 무료통화가 제공된다. 또 9만5000원짜리와 12만5000원짜리 상품에 가입하면 각각 11만원과 16만원 정도의 무료통화가 더해진다.
쇼퉁 요금제는 회선별 기본료가 안 붙어 가족 구성원이 각자 표준요금을 사용할 때보다 회선 수에 따라 최소 22.6%에서 최대 45.8%까지 저렴하다. KT 유선상품과 결합해 가족무제한 옵션을 신청하면 가족끼리 통화는 무제한 무료다.
KT는 유선상품과 휴대전화를 묶어 기본료 10만원에 혜택을 대폭 늘린 ‘쿡앤쇼 세트퉁’을 다음달 내놓기로 했다. 또 다음달 아이폰4 국내 출시에 맞춰 ‘아이폰 평생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기존 스마트폰 요금제에 비해 월 기본료가 싸고 가입연수가 누적될수록 추가 할인되는 요금제다. 아이폰 구매자만 가입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경우엔 2008년 출시된 ‘T끼리 온가족 할인’ 요금제가 있다. 가족 2∼5인이 가입하면 가입연수에 따라 기본료를 10∼50% 할인해주는 상품으로 현재 가입자가 520만명에 달한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