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 ‘마당쇠’ 주영… “골 욕심 나지만 팀 승리가 우선”

입력 2010-06-15 17:51


그리스와의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2대 0으로 완승한 후 한국 대표팀에는 전 세계 언론과 전문가들의 찬사가 잇따랐다. 가장 부각된 선수는 중원을 장악하며 추가골까지 터뜨린 박지성이었지만 박주영 역시 이에 못지않았다.



경기 후 박주영은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이 선정한 ‘경기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에 뽑혔다. 골 기회를 몇 번 놓쳤지만 그의 움직임으로 인해 그리스가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유였다.

브라질 대표팀의 측면 수비수 마이콘(인터밀란)도 15일(한국시간) 브라질 축구협회의 월드컵 특별지면 ‘셀레상 나 코파’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전에서 내가 본 한국의 10번(박주영)은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박지성 역시 인터뷰에서 “(박주영이) 그리스전에서 확실하게 능력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골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공중볼 경합에서 그리스의 장신 수비수에 전혀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많은 활동량과 뛰어난 공간 침투 능력으로 여러 차례 기회를 만들어준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실제 그리스전에서 한국팀이 넣은 2골 모두에서 박주영은 가치를 입증했다. 첫 골 상황에서 박주영은 상대 수비수들의 시선을 잡아끌며 2명 이상의 수비수를 무력화시켜 이정수에게 단독 찬스를 만들어줬다. 박지성의 골 상황 때도 반대쪽으로 치고 들어가며 최종 수비수의 판단을 순간적으로 흩트려놓은 박주영의 역할이 컸다.

박주영은 남아공 현지에서 14일 열린 대표팀 전체 인터뷰에서도 이런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내가 더 상대 선수들을 괴롭혀야 우리 수비수들이 더 편하고 경기도 더 잘 풀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제든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다.

대표팀의 스트라이커로서 월드컵 무대에서 득점하고 싶다는 욕심과 9개월째 A매치 필드골 득점이 없는 데 대한 부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주영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기회가 찾아오면 골로 연결하고픈 욕심이 있는 건 공격수로서 당연하다”면서도 “최근 A매치 득점이 없거나 월드컵 골이 없어서 부담이 가는 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