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原電 수출선 다변화 초석되길

입력 2010-06-15 17:45

한국과 터키 정부가 터키북부 시노프 지역의 원전 건설사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공식 체결했다. 이는 민간차원에서 진행돼온 한·터키 원전 협력을 양국이 정부차원에서 공인한 것이어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이어 한국형 원전을 두 번째로 수출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08년 이후 터키의 원전사업 참여여부를 타진해 왔고 지난해 12월 UAE원전 수출을 계기로 한·터키 간 원전협력 논의가 급속 진전돼 오늘에 이르렀다.

이 원전을 수주할 경우 한국은 1400㎿급 한국형 원자로 2기를 짓고, 옵션으로 동일 규모 원자로 2기를 추가 건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직접 수출효과는 UAE 원전 때와 비슷한 200억 달러로 추산된다.

터키 원전은 공개경쟁입찰로 진행된 UAE 원전과 달리 수의계약으로 진행된다. 현재 한국외엔 다른 계약 협력 대상자가 없고, 터키 정부도 한국형 원자로 추진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우리 정부와 한전은 수주를 낙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본 계약까지는 넘어야 할 산들이 있다. 주요 현안은 터키의 원전 건설을 위한 법 제도 마련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2가지다. 둘 다 원전 비용과 연관된 민감한 사안들이다. 특히 원전 건설 비용을 어느 쪽이 댈 것인가 하는 PF 문제는 본 계약 체결의 관건이다. 한국이 지난번 요르단 원전 수주전에서 프랑스에 패한 것도 이 PF 문제였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MOU에 방심하지 말고 내년 말 본계약 체결 때까지 총력을 기울여 협상에 매달려야 할 것이다.

세계 원전시장 규모는 2030년쯤 12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는 이때까지 전 세계에 원전 80기를 건설, 3대 원전 수출국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이를 달성하려면 한국형 원전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핵심 부품의 국산화와 기술력의 끊임없는 향상은 물론 보다 공격적인 수주전략으로 원전 수출량을 늘려가야 한다. 터키 원전 수주를 반드시 성공시켜 한국 원전 역사의 또 다른 장을 펼쳐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