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안보리서 ‘천안함’ 공방
입력 2010-06-15 04:06
남북한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천안함 공방전’을 전개했다.
우리 측 민·군 합동조사단은 14일 오후 3시(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천안함 사고 조사결과를 안보리 15개 이사국에 공개 브리핑했다.
우리 측은 지난달 20일 조사결과 발표 때의 자료와 어뢰 추진체 인양 당시 동영상 등을 증거 자료로 제시하며 이번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어뢰 후부 추진체에 선명하게 적혀 있는 ‘1번’이라는 글씨, 알루미늄 파편 등 그동안 정부가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으로 내세운 증거들을 함께 공개했다.
북한 측은 우리 측의 브리핑 직후 곧바로 설명에 나서 천안함 사건과 무관함을 주장했다. 또 만약 한국 측의 일방적인 조사결과가 유엔 안보리에 상정된 뒤 논의가 진행된다면 북한의 자주권과 안전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역설했다.
북한 측은 특히 참여연대가 천안함 조사결과에 의문이 있다며 안보리에 ‘천안함 의문 자료’를 보낸 사실을 지적하며 남한 내부에서조차 이번 조사결과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참여연대는 11일 우리 측 합조단의 조사결과에 대해 8가지 의문점을 적시한 문건을 유엔 안보리 의장국인 멕시코를 비롯해 15개 이사국에 보냈다.
참여연대는 20여쪽의 영문 문건에서 “물기둥에 대한 설명에 설득력이 없고 생존자나 사망자의 부상 정도가 어뢰 폭발에 합당한지 설명이 부족하며, 절단면에 폭발 흔적으로 볼 만한 심각한 손상이 있는지 설명이 없다”고 밝혔다. 또 연어급 잠수정의 실체를 수일간 추적하지 못한 점, 어뢰 발사를 감지하지 못한 점 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도대체 이 시점에 무슨 목적으로 이런 일을 벌이는 건지 정말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도 “우리 정부의 외교 노력을 저해하는 극히 유감스러운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