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 들뜬 열도…日 ‘검은 돌풍’ 잠재웠다
입력 2010-06-14 19:52
일본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첫 승을 이뤄냈다.
일본은 14일(한국시간) 남아공 블룸폰테인 프리스테이트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0 남아공월드컵 E조 카메룬과의 조별예선 1차전에서 혼다 게이스케(24·CSKA모스크바)의 선제결승골에 힘입어 1대 0으로 승리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처음 출전했던 일본이 예선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첫 경기에서 벨기에와 2대 2로 비겼을 뿐 98년엔 아르헨티나에 0대 1로, 2006년엔 호주에 1대 3으로 역전패했었다. 반면 5차례 월드컵에 출전해 예선 1차전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었던 카메룬은 첫 패배의 쓴맛을 봤다.
경기 초반 지루한 탐색전을 벌이던 양 팀은 일본의 선제골 이후 급격히 한쪽으로 균형이 쏠렸다. 전반 39분 필드 오른쪽을 돌파한 마쓰이 다이스케(29·그르노블 풋38)가 코너 부근에서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카메룬 중앙 수비수 2명의 머리 위를 지난 공이 혼다 앞에 떨어졌고, 그는 침착히 골키퍼를 피해 골망에 골을 꽂아넣었다.
한때 아프리카의 ‘검은 돌풍’을 이끌었던 카메룬은 일본의 강력한 압박과 밀집 수비 앞에 힘 한번 써보지 못했다. 일본은 카메룬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순식간에 3~4명이 에워싸 공을 뺏어냈다. 후반 들어 카메룬은 개인기를 자제하고 다이렉트 패스 위주로 공격을 바꿨지만 일본은 페널티지역 안에 5~6명의 선수들이 버티는 ‘벌떼 수비’로 이를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카메룬은 후반 41분 스테판 음비아(24·마르세유)가 골대 앞 25m 지점에서 날린 강력한 중거리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온 것이 가장 좋은 기회였다. 일본은 카메룬의 홈구장과 같은 아프리카 구장에서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두고 홀가분하게 다음 경기를 대비할 수 있게 됐다.
같은 조 네덜란드는 이날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덴마크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덴마크 시몬 부스크 포울센(AZ 알크마르)의 자책골과 디르크 카위트(리버풀)의 쐐기골로 난적 덴마크를 2대 0으로 눌렀다.
후반 1분, 덴마크 진영 왼쪽에서 판 페르시가 올린 크로스를 덴마크 미드필더 포울센이 헤딩으로 걷어냈지만 팀 동료 다닐 아게르(리버풀)의 등에 맞고 덴마크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덴마크는 급하게 공세로 돌아섰고, 네덜란드는 문을 걸어 잠근 뒤 차분하게 추가골을 노렸다. 후반 40분 엘례로 엘리아(함부르크)의 강슛이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을 쇄도하던 카위트가 가볍게 밀어 넣어 2-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