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 오렌지 군단 “고마워, 덴마크 자책골”
입력 2010-06-15 00:11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덴마크를 누르고 월드컵 첫 우승을 향해 힘찬 시동을 걸었다.
네덜란드는 14일(한국시간) 남아공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0 남아공월드컵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터진 덴마크 시몬 부스크 포울센(AZ 알크마르)의 자책골에 이은 디르크 카위트(리버풀)의 쐐기골에 힘입어 난적 덴마크를 2대 0으로 눌렀다.
네덜란드는 1승으로 승점 3점을 챙겼고, 덴마크는 1패로 승점을 얻는 데 실패했다.
전반 초반까지는 일진일퇴의 팽팽한 경기였다. 전반 10여분까지 양팀은 중원을 놓고 기싸움을 펼쳤다. 하지만 서서히 미드필드를 장악하기 시작한 네덜란드가 점차 경기흐름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네덜란드는 판 페르시(아스날)와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밀란) 등의 파상공세로 덴마크의 골문을 쉴 새 없이 두드렸다.
덴마크도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정확한 롱패스로 만만치 않은 역공을 펼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6위로 네덜란드(4위)에 크게 뒤떨어지지만 유럽예선 A조에서 강호 포르투갈과 스웨덴을 누르고 1위로 진출한 팀답게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26분 네덜란드 왼쪽 진영을 돌파한 데니스 롬메달(아약스)이 올린 크로스를 니클라스 벤트너(아스날)가 헤딩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이어 33분과 36분에도 덴마크는 정확한 롱패스에 이은 역습으로 네덜란드 공격을 주춤하게 했다. 덴마크의 심상치 않은 화력을 확인한 네덜란드는 섣불리 공격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자책골은 경기흐름을 완전히 뒤흔들어 놨다.
후반 휘슬이 울린 지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덴마크 진영 왼쪽을 기습 돌파한 판 페르시(아스날)가 왼발 크로스를 강하게 올렸다. 이를 덴마크 미드필더 포울센이 걷어내기 위해 헤딩을 했지만 공교롭게도 팀 동료인 다닐 아게르(리버풀)의 등에 맞고 굴절돼 덴마크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덴마크는 급하게 공세로 돌아섰고, 네덜란드는 문을 걸어 잠근 뒤 차분하게 추가골을 노렸다. 덴마크의 다급한 공격은 오히려 네덜란드의 역습을 허용하는 빌미만 제공했다. 덴마크의 전반 철옹성 같았던 수비 조직력도 헐거워졌다.
후반 36분 스네이더르의 왼발 슛이 크로스바를 때려 분위기를 잡은 네덜란드는 후반 40분 엘예로 엘리아(함부르크)의 강슛이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을 쇄도하던 카위트가 가볍게 밀어 넣어 2-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네덜란드는 탁월한 경기운영 능력과 덴마크의 불운에 힘입어 난적을 물리치고 사상 첫 우승을 향한 순조로운 항해를 시작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