票心에 놀란 李心… 젊은 피로 돌파구 찾나

입력 2010-06-14 22:09

李대통령, 인적쇄신 구상은…

이명박 대통령이 14일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통해 6·2 지방선거 결과를 평가한 뒤 청와대와 내각 개편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인적쇄신의 시기와 폭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달 초 청와대 개편과 전당대회를 통한 한나라당 지도부 교체가 함께 이뤄지고, 7·28 국회의원 재·보선 이후인 8월 초 중폭 이상의 개각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개각은 인사청문회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재·보선 이전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개편은 상대적으로 이 대통령의 결심만 있으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다.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이미 사의를 표했기 때문에 수석비서관을 포함한 대규모 인사가 예상된다. 국정기획수석실 존폐 문제, 홍보수석실과 메시지기획관실의 역할 조절 문제, 공석중인 인사기획관 자리 등 시스템 변화도 불가피하다.

개각의 핵심은 정운찬 국무총리의 거취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아직 결심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국무총리를 교체하지 않더라도, 개각 폭은 중폭 이상이 될 전망이다. 외교통상부, 교육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국토해양부 장관 등을 포함해 6개 이상 부처 장관 교체설이 나온다.

가장 주목되는 지점은 젊은 세대 기용 가능성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세훈, 송영길, 안희정, 김두관, 이광재 등 여야를 막론하고 광역자치단체장 당선자들이 40대”라며 “국민들이 젊은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는 상대적으로 60, 70대가 주축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이 여당도 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시대를 주도하는 젊고 활력 있는 정당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여권 내에서는 김태호 경남지사(48), 남경필(45), 권영세(51), 원희룡(46), 나경원(47), 정태근(46), 홍정욱(40) 의원 등이 주목받고 있다. 당과 정부 2곳 모두에 쓰임새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 조직의 정체된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임태희 노동부 장관(54),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50), 백용호 국세청장(54) 등의 자리를 옮기는 방안이 거론된다. 50대 후반이긴 하나 정정길 실장 후임에 원세훈 국정원장(59) 기용설도 들린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52)을 청와대 수석으로 발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정두언(53), 정병국(52) 의원을 내각에 기용할지 여부도 관심이다. 청와대는 외부인사 중에서도 40, 50대 전문가들을 발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