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G조 북한 vs 브라질… 베일 속 北, 최강에 맞서다
입력 2010-06-14 18:32
지금까지의 조별리그 경기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15일(한국시간)부터 전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G조 예선의 막이 열리기 때문이다. 우승후보 브라질과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 아프리카 최강 코트디부아르, 아시아의 다크호스 북한이 속해 있는 G조는 일찌감치 ‘죽음의 조’로 지목됐다. 어느 팀이 살아남을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레이스가 시작된다.
1966년에도 그랬다. 잉글랜드월드컵에 첫 출전한 북한이 조별리그 3차전에서 우승후보 이탈리아를 꺾을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북한은 박두익의 결승골로 이탈리아를 1대 0으로 격침시키며 아시아 국가로선 최초로 8강에 진출했다.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한이 또 한번 위대한 도전을 시작한다. FIFA 랭킹 105위는 본선 진출 32개국 중 가장 낮다. 바로 위 남아공(83위)보다도 한참 아래다. 특히 북한의 첫 상대는 FIFA 랭킹 1위인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 과거에도 그랬듯 이번에도 어려운 도전이다.
항상 최고 공격진을 자랑해 왔던 브라질은 이번에도 호비뉴(산투스),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 등 호화 공격수들이 포진해 있다. 이들을 지휘하며 공격을 풀어가는 ‘하얀 펠레’ 카카는 세계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다. 올 시즌 다소 부진했지만 최근 평가전에서 옛 기량을 완전히 회복했다.
역대 브라질이 강한 공격에 비해 수비에서 약점을 보였다면 이번 대표팀은 수비가 공격진보다 더 화려하다.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와 수비수 루시우는 소속팀 인터밀란을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끈 철벽 수비라인이다. 주앙(AC밀란), 다니 아우베스(바르셀로나) 등도 세계 최고 수비수들이다. 게다가 호나우지뉴 등 스타 선수를 대표팀에서 제외하는 등 선수 이름값보단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 빈틈이 거의 없다.
북한은 5-4-1 전형에 바탕을 둔 ‘선수비 후역습’ 전략으로 이변을 노린다. 일격을 가할 선수는 강한 돌파와 결정력을 갖춘 ‘인민 루니’ 정대세. 그는 “용기는 기적을 만든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싶다”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6개월 소집 훈련으로 조직력이 극대화됐다는 점, 국제무대에서 전력이 거의 노출되지 않은 점도 북한을 이변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줄 요소로 꼽힌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