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한인교회로 성장한 런던순복음교회의 비결은 “목회자 자신의 문제 푸니 매일 저녁 기도회 큰 반향”
입력 2010-06-14 17:57
영국 런던 레인즈파크에 위치한 런던순복음교회는 이민교회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교회는 2005년 3층 건물을 23억원에 구입해 최근 리모델링을 마쳤으며, 750명이 넘는 교인이 출석하고 있다. 높은 물가와 성도들의 잦은 이동 속에 자가 건물 없이 근근이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한인교회들의 현실에서 봤을 때 극히 이례적이다.
“영국 같은 곳에서 성도가 700명이 넘는다는 것을 두고 기적이라고 합니다. 남들은 안 된다고 하지만 하나님이 하시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교인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유학생과 주재원이 2∼3년 단위로 전입과 귀국을 반복하는 상황에서도 ‘어떻게 하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릴까’ 고민하며 자전거 페달 밟듯 전도와 선교에 집중하니 하나님께서 부흥의 열매를 주셨습니다.”
김용복(54·사진) 담임목사가 이곳에 부임한 것은 1997년 8월이다. 그가 처음 부임했을 땐 80명도 안 되는 교인은 기존 영국교회를 빌려 빈 예배시간을 활용했다. 새벽기도회는 가정집과 교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드렸다. 그렇다면 여느 교회와 다를 바 없던 런던순복음교회가 어떻게 영국 최대의 한인교회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성령목회와 매일 열리는 저녁기도회에 있었다.
“저라고 순탄한 목회만 한 것은 아닙니다. 11년 전 일부 성도와의 마찰 때문에 완전히 탈진됐습니다. 그래서 독일에 있는 기도원으로 금식기도를 하러 갔습니다. ‘저를 그렇게 힘들게 하는 사람을 그냥 내버려 둬도 되는 겁니까. 하나님, 정말 서운합니다’ 하고 울부짖었죠. 그런데 기도 중 하나님께선 바닥이 까맣게 탄 가마솥 환상을 보여주셨어요. 밥을 못 짓는 가마솥은 사실 제 모습이었습니다. 결국 제 문제였습니다. 무릎을 꿇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그리고 그 성도를 품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김 목사는 매일 오후 8시 기도회를 시작했다. 소문은 금세 퍼지고 교인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설교가 변하고 교회 분위기도 바뀌었다. 출석성도 80명의 벽이 무너지고 100명, 300명, 500명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결국 교회는 목회자의 문제입니다. 저는 이민목회를 ‘나룻배 목회’라고 부릅니다. 이쪽 편에서 저쪽 편으로 반복적으로 승객을 태우고 나르는 배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늘 소수가 남아 있습니다. 정들고 사랑스런 사람이 떠날 땐 정말 맥이 빠지지만 장점도 있어요. 한번 배에 탄 사람은 어딜 가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성경공부와 기도모임 등에 잘 모입니다. 그렇게 변화된 유학생과 주재원이 많습니다.”
김 목사의 다음 목표는 교인 1000명 돌파와 ‘리바이벌 유럽운동’ 전개다. 성장 동력을 잃고 텅텅 비어가는 유럽교회를 살리기 위해 교회가 경험한 성령의 능력을 나누겠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너희만 배부르지 말고 받은 축복을 나누라고 말씀하십니다. 저흰 이웃교회 교인들의 수평이동을 철저하게 막아요. 그리고 교회가 제자훈련과 큐티에 아무리 집중한다 해도 성령의 기름부음이 없으면 생명을 낳지 못합니다. 앞으로 ‘리바이벌 유럽운동’을 통해 영국과 유럽의 작은 한인교회를 격려하고 오순절 성령운동을 전수하겠습니다.”
런던=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