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현실화 공청회… “최고 6500원으로 인상” vs “공정성 확보가 우선”

입력 2010-06-14 21:20

KBS가 30년째 동결된 현행 월 2500원인 수신료를 최저 4600원에서 최고 6500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제시했다. KBS는 14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텔레비전 방송 수신료 현실화’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광고 비중에 따른 수신료 인상액과 공적 책무 강화 및 서비스 품질 개선 방안 등을 발표했다.

앞서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공공성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은 이날 오전 ‘누구를 위한 수신료 인상인가’를 주제로 역시 방송회관에서 공청회를 열고 KBS의 주장을 반박해, 수신료 인상을 둘러싼 논란도 거세질 전망이다.

◇시청자 중심 서비스 확대 위해 수신료 현실화=KBS에 따르면 광고비중이 19.7%일 때 수신료는 4600원, 12.3%일 때는 5200원, 광고에 전혀 의존하지 않을 때는 6500원이 적정 가격이다. 현행 2500원의 수신료로는 디지털방송으로의 전환과 수신환경 개선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2003년 이후 5년 사이에 광고수입이 21% 감소했고 특히 2007년 이후에는 광고수입 하락 폭이 매년 10% 이상으로 확대된 추세에서 안정적 재원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김인규 KBS 사장은 “광고가 수신료보다 많아지는 것이 KBS의 현실”이라면서 “사회 각 분야를 대표하는 KBS 이사회가 재원구조와 수신료 인상에 대한 의견을 모을 것이다. 국민들이 즐길 수 있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KBS 수신료 현실화가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청회에는 유홍식 중앙대 교수, 윤석민 서울대 교수, 김경환 상지대 교수, 한동섭 한양대 교수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KBS 수신료는 이사회가 심의, 의결한 후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국회의 승인을 얻어 확정된다.

◇시민단체, KBS의 공정성 확보가 우선=일부 시민사회단체는 수신료 인상의 전제조건인 KBS의 정치적 독립성 확보가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신료 인상은 허용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공미디어연구소가 지난 9∼11일 전국의 성인남녀 1000명과 기자 학자 등 전문가 300명을 대상으로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응답자의 62.1%는 KBS가 독립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또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보도의 공정성도 56.2%는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수신료 인상 여부에 대해 국민들의 80.2%가 반대한다고 답했고 찬성한다는 국민들은 16.1%에 그쳤다.

유영주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정책위원은 “조사에서 보듯 KBS는 공정성과 독립성도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수신료 인상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받아들이고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하며 신뢰를 쌓아가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