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때문에 학업중단 학생 없어야” 보은군 창리 양재덕 이장, 27년째 모교에 장학금

입력 2010-06-14 22:28


“돈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 벌써 27년째 접어듭니다. 모쪼록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초등학교 기능직 공무원 출신의 산골마을 이장이 27년째 모교에 장학금을 내놓고 있어 지역사회에 훈훈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충북 청주시내 초등학교에서 기능직으로 일하다가 4년 전 퇴임한 충북 보은군 내북면 창리 양재덕(63·사진) 이장은 1983년부터 모교인 내북초등학교에 장학금을 내놓고 있다.

어린 시절 가난 때문에 학업을 접어야 했던 그는 자신처럼 안타까운 처지의 학생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돈을 보내기 시작했다. 당초 월급에서 몇 푼씩 떼어 익명으로 보내던 것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10년 전부터는 매년 20만원씩 기탁하고 있다.

학교 측도 그의 뜻을 받들어 졸업식장에서 ‘양재덕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전달하고 있다.

30년 동안 학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학교의 궂은일을 하다 퇴임 후 고향인 창리로 돌아와 2008년부터 마을일을 맡고 있는 양 이장은 “학생들과 평생 함께해야 하는 운명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농촌에 조손 가정이 늘면서 모교에도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적지 않다”며 “큰 돈을 내놓을 수는 없지만 현재 하고 있는 기부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은=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