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위기 태국 선교사 자녀 그레이스학교 돈 윌리엄스 총장 ‘SOS’
입력 2010-06-14 21:37
최근 방한한 돈 윌리엄스(56·사진) 총장은 “11년 전 합법적 절차를 거쳐 현지 스포츠센터를 구입해 교실로 개조해 사용했다”며 “마을 연합회에서 다른 법을 만들어 학교를 고소했고, 학교가 재판에 패소하면서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고 밝혔다. 윌리엄스 총장은 이 같은 상황을 전하며 한국교회의 협력과 기도를 당부했다.
그레이스학교에 자녀를 맡긴 선교사들은 폐교에 따라 성경 번역을 비롯해 고아원, 에이즈 고아, 매춘 여성, 교회개척 등 사역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치앙마이는 태국을 위시해 인도차이나반도, 중국과 인도까지 선교 활동이 가능한 지리적 요충지. 이곳의 많은 선교사들은 자녀를 학교에 맡기고 타국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이 많다. 학교가 어려워지면 주변국 선교활동 역시 타격을 입게 된다.
윌리엄스 총장은 로마서 10장 15절을 인용해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의 발이 선교사라면 자녀는 발가락”이라며 “발가락이 아프거나 상처를 입으면 그 발로 걷거나 뛰기 어렵다. 발가락이 아파서 뛰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그레이스학교는 1999년 미국남침례교와 부족선교회(NTM), WEC선교회 등 5개 국제 선교단체가 공동으로 설립한 학교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과정의 선교사 자녀 500여명을 교육하고 있다. 기독교 세계관에 입각한 통합교육과 신앙 인격을 가진 학생을 길러낸다는 목표로 교사들은 무급으로 일하며 헌신적으로 교육을 담당했다.
한국인 학생들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을 비롯해 예장 통합, 예장 고신, 기감, 기침, 순복음 등 교단선교부와 한국WEC선교회, 한국OMF선교회, GBT 등 20여 단체 소속 선교사 자녀 70여명이 공부하고 있다. 저렴한 학비와 국제학교와 같은 양질의 교육 내용 때문에 한국 선교사들에게 인기가 높다. 한국인 학생들도 최근 두각을 나타내 장지영(카이스트대)씨의 경우 지난해 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고 현재 학생회장도 한국인 학생이 맡고 있다.
재판에서 패소한 학교는 항소심 절차를 밟고 있지만 전망은 어둡다. 학교는 교사를 이전키로 하고 신축을 위한 부지를 협의 중이다. 그러나 교회와 선교단체 등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학교 특성상 부지 구입과 학교 신축에 따른 재정 확보가 쉽지 않은 상태다. 학교는 얼마 전부터 ‘세이빙 그레이스(saving grace)’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모금활동에 나섰다.
신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