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진에어, 할증운임 시간대 대폭 늘려… 제주노선 요금 편법 인상

입력 2010-06-14 18:01

항공업계가 승객 분산 유도를 명목으로 할증운임 적용시간대를 늘리는 편법을 동원해 제주 노선 항공료를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제주발 김포행’에 한해 적용되고 있는 할증운임을 7월1일(구매일 기준)부터 제주 출발·도착 전 노선으로 확대했다고 14일 밝혔다. 할증운임이 적용되는 시간대도 지금까지는 일요일 오후 4시 이후 제주 출발편이었지만 앞으로는 제주행 금요일 모든 시간대, 제주행 토요일 11시59분 이전, 제주발 일요일 낮 12시 이후 출발편 등으로 대폭 늘렸다. 이에 따라 이 시간대 항공료는 기본 운임대비 10%가 할증돼 김포∼제주 노선(편도)의 경우 8만4400원(공항이용료·유류할증료 별도)에서 9만2900원으로 오른다.

진에어도 김포발 제주행 금요일 오후 6시 이후 출발편에 적용하고 있는 특별할증 운임 시간대를 7월1일(발권일 기준)부터 금요일 전 시간대로 확대한다. 또 제주발 김포행의 경우도 일요일 오후 3시 이후에만 적용하던 할증운임을 일요일 낮 12시 이후로 변경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4월부터 제주와 김포(인천)를 오가는 항공료를 8만8600원에서 9만1100원으로 인상하는 등 제주 출발·도착 전 노선 운임을 1700∼2500원 올렸다.

제주항공도 지난 3월28일부터 일요일 제주 출발 항공편 할증운임체계 변경을 통해 요금을 올렸으며 적용시간도 오후 3시에서 오후 2시로 변경했다.

항공업계는 할증운임제 확대 이유에 대해 일부 시간대 쏠림현상으로 인한 고객 불편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평일에는 인터넷 예매 등을 통해 할인된 가격의 항공권을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제주기점 노선의 경우 요금이 오르더라도 주말편에 승객들이 몰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고객편의보다는 관광객 증가에 편승해 항공사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지적이 많다. 제주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할증운임 정책을 모든 항공사들이 따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금·토·일요일 제주노선 전 항공편에 대한 요금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제주지역 관광업계는 “금요일 항공편을 이용하는 관광객이 많은 상황에서 할증요금 적용 시간대가 확대될 경우 제주 관광이 비싸다는 인식이 팽배해져 자칫 관광객이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