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엄벌의 이유
입력 2010-06-14 17:42
사무엘상 6장 19절∼7장 2절
“벧세메스 사람들이 여호와의 궤를 들여다본 까닭에 그들을 치사 (오만)칠십명을 죽이신지라 여호와께서 백성을Q 쳐서 크게 살육하셨으므로 백성이 슬피 울었더라”(19절). 이 말씀은 인간의 호기심이 만든 한 편의 비극입니다.
벧세메스는 예루살렘 남쪽 3㎞ 지점의 작은 도시입니다. 이곳에 암소 두 마리가 이끄는 여호와의 궤가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벧세메스 사람들이 불경건한 호기심으로 여호와의 궤를 들여다보았고, 그래서 오만칠십명이 벌을 받아 죽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여호와의 궤가 무엇이기에 이토록 엄한 벌을 내리셨을까요?
여호와의 궤는 하나님께서 택하신 백성과 만나주시는 장소입니다. 이전까지는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셨습니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 등 특정한 인물을 찾아가심으로 일하셨다면, 성막과 언약궤가 만들어진 이후에는 그곳에 머물러 계심으로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하신다는 표징을 보이셨습니다.
언약궤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들에게 말씀을 주시는 곳입니다. 그곳에서부터 하나님의 메시지가 선포됩니다. 언약궤 속은 아론의 싹 난 지팡이와 만나 항아리, 그리고 십계명 돌판이 들어 있었습니다. 언약궤는 하나님께서 택하신 백성을 만나주시고, 말씀을 주시는 곳, 즉 하나님 임재의 자리를 상징합니다.
언약궤가 위치한 성소 자체가 거룩한 곳입니다. 하나님께서 임재하시는 곳이었기에 인간이 함부로 대하면 하나님의 거룩함 앞에서 즉시 죽음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벧세메스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언약궤를 함부로 대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패하자 이스라엘 장로들이 하나님 임재의 상징인 언약궤를 갖고 와서 자신들의 승리를 보장받자는 불경건한 생각을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리고성 전투에서 여호와의 언약궤로 승리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블레셋에 패배하고 여호와의 언약궤를 가져와 다시 전투를 했으나 그 결과는 어땠습니까? 첫 전투에서 전사자가 4000명이었지만 이번에는 무려 3만명이 몰살당합니다. 더 놀라운 일은 하나님 임재의 승리의 상징인 언약궤마저도 블레셋 민족에게 빼앗겨버린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벧세메스에서 여호와의 궤를 들여다보다 죽은 사건과 연관해 언약궤를 가지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처절한 패배를 맛본 사건에서 배워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어떠한 모습으로 하나님 임재 앞에 서 있습니까? 벧세메스 사람들처럼 하나님을 불경건하게 대하거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하나님을 자신의 승리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지는 않습니까? 물론 하나님이 우리와 동행하시면 삶의 승리와 번영이 복으로 따라오기도 합니다. 이러한 축복을 부인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그러한 영광 이전에 내가 하나님의 주권 앞에서 철저히 엎드려지고, 그분만을 경외하는 삶의 태도가 나타나고 있는지 끊임없이 살펴봐야 합니다.
벧세메스 사람들도 결국 이렇게 고백합니다. 사무엘상 7장 20절에 “벧세메스 사람들이 이르되 이 거룩하신 하나님 여호와 앞에 누가 능히 서리요” 이것이 진정한 하나님을 경험하고 인식한 그들의 고백이었습니다.
여호와 앞에 설 자 그 누구도 없습니다. 오로지 하나님 아버지만이 나를 주관하시는 분이십니다. 이러한 고백이 삶이 되어서 우리 자신을 이끌고 나아가야 합니다. 주님 한분만으로 만족하겠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다른 것들을 추구하고, 또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주님의 이름을 함부로 사용했던 부분들이 있다면 하나님 앞에 엎드려 회개하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정병두 새동산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