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 16강] 코렌 결승골…슬로베니아 월드컵 첫승 환호
입력 2010-06-14 00:20
슬로베니아가 월드컵 두 번째 출전에서 첫 승리를 안았다.
13일(한국시간) 남아공 피터 모카바 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C조 예선에서 슬로베니아가 후반 34분 터진 로베르트 코렌(웨스트브롬위치)의 결승골로 알제리를 1대 0으로 물리치고 귀중한 승점 3점을 얻었다. 이로써 슬로베니아는 월드컵 본선 사상 첫 승리를 거뒀다. 슬로베니아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 첫 본선 진출에 성공했지만 3패에 그쳤다. 슬로베니아는 지역 예선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와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어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첫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따낸 슬로베니아는 앞선 경기에서 비긴 잉글랜드와 미국을 제치고 C조 선두로 나섰다.
시종 답답했지만 팽팽하던 경기 흐름은 후반 27분 알제리의 압델카데르 게잘이 퇴장당하면서 급격히 슬로베니아 쪽으로 기울었다. 후반전 교체 투입된 게잘은 거친 수비로 후반 시작과 동시에 옐로카드를 받은 뒤 후반 27분 긴 패스를 받으려 손을 쓰다가 주심에게 적발돼 경고 누적으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후 슬로베니아는 수적 우위를 토대로 공세를 점했고 지속적인 공격에 굳게 잠겼던 알제리의 골문이 열렸다. 알제리 진영 왼쪽에서 패스를 받은 코렌은 오른발로 낮고 빠른 슈팅을 날렸다. 두 차례 바운드된 공은 가속도가 붙었고 알제리 골키퍼 파우지 샤우시의 손을 맞고 골 안으로 흘러들어갔다. 잉글랜드 골키퍼 로버트 그린이 어이없는 실수로 첫 승을 날려버린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반발력이 좋은 공인구 자블라니의 특성이 제대로 드러난 장면이었다. 강력한 땅볼 슈팅은 쳐내는 게 상책이지만 공을 잡으려는 듯 팔을 내려뜨린 게 알제리 골키퍼의 결정적인 실수였다. 결승골을 넣은 코렌은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됐다. 어이없이 실점한 알제리는 막판 총공세에 나섰지만 끝내 승부를 만회하지 못했다.
게잘의 퇴장 이전에 양팀은 지루한 탐색전으로 일관했다. 20여년 만에 알제리 사령탑에 복귀한 라바흐 사단 감독은 3-5-2 포메이션으로 허리가 두터운 전술을 들고 나왔고 장신 스트라이커 밀리보예 노바코비치(쾰른)가 이끄는 슬로베니아는 4-4-2 포메이션으로 맞대응했다. 알제리는 벨하지가 간간이 오버래핑을 하며 상대 진영을 파고들었지만 받쳐주는 동료 공격수의 쇄도가 늦어 고립을 면치 못했다. 슬로베니아도 몇 차례 침투패스가 있었지만 공격수가 완전히 공을 소유하지 못하며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