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작은 아이를…” 병실의 피해 아이 처음 본 형사들도 울음 터뜨려

입력 2010-06-13 19:00

병실 침대에 누워 있는 A양(8)을 처음 본 형사들은 모두 울음을 터뜨렸다. 이불 바깥으로 빠져 나와 있는 A양의 작은 발을 본 형사들은 “이렇게 작은 아이를 어떻게…”라며 분노했다.

1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일 김수철을 검거한 형사들은 그날 밤늦게 A양이 입원한 병실에 찾아갔다. A양은 6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마치고 침대 위에 힘없이 누워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실종 뒤 초등학교에서 처음 발견됐을 때 A양이 경찰에게 건넨 첫 마디는 “어떤 아저씨가 집에 데리고 가서 아프게 했어”였다. 경찰이 조심스럽게 “어디를 아프게 했는데?”라고 묻자 A양은 대답 없이 손으로 자신의 허리 아래를 가리켰다.

현재 A양의 부모는 입원 중인 A양이 당시의 끔찍한 기억을 잊을 수 있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항상 옆에서 머물며 “우리 예전에 갔던 동물원 기억 나?” 하며 좋은 기억을 떠올리도록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경찰은 A양의 건강이 호전되는 것을 봐가며 조심스럽게 피해자 조사를 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은 초동수사 과정에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내부 감찰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수철을 검거한 경찰관들이 삼단봉을 지참하지 않은 채 격투를 벌이다 부상했고 범행 장소에서 김수철이 사용한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을 즉시 압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경원 이용상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