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책임소재 무관 3차 발사 가능”… 러시아 수용 여부는 미지수

입력 2010-06-13 20:02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 2차 발사의 실패 원인 및 책임 소재와 상관없이 시기만 문제될 뿐, 나로호 3차 발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연구본부장은 13일 “한국과 러시아 간 책임론이 불거질 이유가 없다는 게 우리 측 입장”이라고 밝혔다. 조 본부장은 “2004년 양측 간 체결된 나로호 관련 계약서에는 ‘책임 소재’란 문구가 어디에도 없다”며 “3차 발사와 관련해 계약서에 ‘한·러 공동 실패조사위원회(FRB)에서 2회의 발사 중 어느 하나가 발사임무 실패를 초래했다고 결론이 나면 우리 정부는 ‘실패 원인의 내용, 책임 소재’와 무관하게 추가 발사를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계약서상에 ‘특수 단서 조항’으로 이를 어느 정도 강행할 수 있는 장치를 갖춰 놓았다고도 했다. 임무 실패는 나로호가 탑재된 위성을 목표 궤도에 진입시키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리의 3차 발사 요구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러시아 나로호 1단 발사체 엔진 개발사인 에네르고마시는 지난 12일 이번 발사 실패의 원인으로 1단 로켓이 아닌 한국이 개발한 ‘제어 장치 결함’을 지목하며 실패 원인과 3차 발사 여부를 연관시키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는 “임무 실패를 최종 판단하게 될 한·러 FRB 첫 회의가 14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며, 지금까지 양측이 분석한 나로호 2차 발사 초기 분석 정보를 교환하는 수준에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1일 제주도 남단 공해상에서 수거된 나로호 구조물은 러시아가 제작한 1단 로켓의 일부로 확인됐으며, 모두 러시아 측에 넘겨졌다. 한국은 러시아와 계약상 1단 발사체의 구조물뿐 아니라 비행 데이터 분석 작업에도 참여할 수 없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