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빈틈 보인 우승후보 아르헨, 베론~메시 연결고리 끊어라
입력 2010-06-14 00:22
아르헨티나의 창끝은 무뎠다.
12일(이하 한국시간) 나이지리아와 벌인 경기에서 아르헨티나가 상대 진영을 깊숙이 파고들어 폭격하듯 쏟아 부은 슈팅 20개 가운데 득점으로 이어진 공은 단 하나였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6분 터진 수비수 가브리엘 에인세의 헤딩 골을 앞세워 1대 0으로 이겼지만 내용면에서 우승 후보답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하고 화려한 공격력은 정작 마무리에 약했다.
아르헨티나는 막강한 공격수들을 보유하고도 ‘집착’에 빗댈 만큼 리오넬 메시에 의존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투입된 메시는 팀 내 가장 많은 70번의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격을 이끌었다. 메시가 중앙 미드필더 후안 베론과 주고받은 패스만 32개다.
베론에게서 공을 받은 메시가 원톱으로 나선 곤살로 이과인이나 오른쪽 측면 공격수 카를로스 테베스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식이었다.
재기 넘치는 드리블과 일대일 패스로 수비벽을 허무는 메시의 활약은 돋보였지만 이런 경기 운영은 아르헨티나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오는 17일 경기에서 한국이 메시를 압박해 시야를 좁힌다면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한풀 꺾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이지리아전에서 아르헨티나는 베론이 공격 역할을 하면서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의 수비 부담이 커졌다. 결국 측면과 중앙에 빈틈이 생겨 실점 위기에 노출되기도 했다.
중원에선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베론을 얼마나 잘 제지하느냐가 관건이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나이지리아가 후반에 중원 압박 강도를 높이자 아르헨티나가 한동안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KBS 한준희 해설위원은 “한국은 그리스전에서 보여준 수비수 간 협력 플레이와 한국 특유의 압박 경기를 펼친다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