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6년 만에 또 “서울 불바다” 위협
입력 2010-06-13 18:53
우리 군이 대북 심리전 방송을 위한 대형 확성기를 설치한 데 대해 북한이 16년 만에 ‘서울 불바다’까지 운운하며 군사적 대응을 경고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12일 중대포고를 통해 “이미 경고한 대로 전 전선에서 반공화국 심리전 수단들을 흔적도 없이 청산해버리기 위한 전면적 군사적 타격 행동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총참모부는 포고에서 “괴뢰들은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11개소에서 이미 심리전용 확성기를 설치했다”며 “우리에 대한 직접적 선전포고이자 특대형 도발행위”라고 비난했다.
총참모부는 또 “우리의 군사적 타격은 비례적 원칙에 따른 1대 1의 대응이 아니다”면서 “역적패당의 아성인 서울의 불바다까지 내다본 무자비한 군사적 타격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1994년 제8차 남북 실무접촉에서도 ‘서울 불바다’를 언급해 안보 불안을 크게 고조시켰었다.
군 관계자는 13일 “북한의 특이동향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군사적 위협에 대한 북한의 언급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MDL 일대 북한 초소에 설치된 76㎜, 105㎜ 고사포는 다량으로 발사하면 2∼3㎞ 전방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군은 대북 심리전용 전광판 설치를 재검토하고 지난주 전방부대 11곳에 설치된 확성기 방송 재개 시기를 결정하지 않는 등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군은 당초 MDL 인근 10여곳에 전광판을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대당 13억∼15억원이 필요해 재정적 부담이 큰 데다 천안함 사태가 유엔 안보리에 회부되는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량광례(梁光烈)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은 11일 베이징에서 일본의 자위대 영관급 방중단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확실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언급, 북측의 무력 도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보였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