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 염기훈 등 5명, 10㎞ 넘게 뛰었다
입력 2010-06-13 18:28
기록으로도 압도한 경기였다. 태극전사들은 그리스 선수들보다 많이 뛰었고, 넓게 움직였으며, 소나기 슛을 퍼부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한국-그리스전의 주요 통계수치를 13일 발표했다. 한국과 그리스의 점유율은 50대 50으로 같았지만 경기 내용은 판이했다.
한국은 그리스를 상대로 무려 18개의 슈팅을 쏟아 부었고 이 중 7개가 골대 안으로 향했다.
반면 그리스는 모두 6개의 슈팅 가운데 2개만이 한국 골대로 향했다. 한국 수비진이 완벽하게 그리스 골게터들을 틀어막은 것이다.
그 비결엔 압도적인 활동량이 있었다. 한국은 중원에서 그리스 미드필더진을 완전히 붕괴시켰다. 염기훈(11.42㎞)을 비롯해 이청용(11.00㎞), 박지성(10.86㎞), 김정우(10.97㎞), 차두리(10.36㎞) 등 5명이 10㎞가 넘는 거리를 커버하며 중원을 휘저었다. 위세에 눌린 그리스는 알렉산드로스 지올리스(10.78㎞), 콘스탄티노스 카추라니스(10.75㎞), 바실리오스 토로시디스(10.00㎞) 3명만이 활동량 10㎞를 넘어섰다.
세트피스에 ‘올인’한다던 그리스였지만 드러난 실력은 변변치 않았다. 코너킥 11번과 프리킥 14번 찬스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오히려 한국은 프리킥 12개(코너킥 6개) 중 하나를 이정수의 골로 연결시키며 세트피스에서도 그리스를 압도했다.
7분 만에 선제골을 내 준 그리스는 네 차례의 오프사이드를 범하며 조급함을 드러냈다. 그리스 선수들의 순간 속도가 느려 한국이 일시에 수비라인을 밀고 올라갈 때 효율적으로 뒷 공간을 파고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좌우 공격이 각 16%로 균형을 이뤘지만 그리스는 왼쪽 공격수 요르고스 사마라스가 차두리에 막히면서 왼쪽(15%)보다 오른쪽(23%)으로 공격방향이 쏠렸다. 그리스의 주포인 사마라스는 패스 성공률이 40%(25번 시도 10번 성공)밖에 안 되는 등 철저히 봉쇄됐다.
한국은 이영표(80%), 기성용(77%) 등의 정밀한 패스를 앞세워 차근차근 공격을 전개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