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高학생 수능성적 높은 이유는… 학교가 좋아서? 학생 잘 뽑아서!

입력 2010-06-13 18:48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외국어고 학생들의 성적이 높은 이유는 외고의 교육 프로그램이 좋아서라기보다는 학교가 애초부터 공부 잘하는 학생을 뽑은 ‘선발효과’와 학생들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일반계고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낫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라는 논문이 나왔다.

13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한국교육’(제37권 제1호)에 실린 민병철 KEDI 연구원과 박소영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의 공동논문 ‘외국어고 학교효과 분석’에 따르면 외고와 일반계고 학생의 수능 성적을 단순 비교했을 때 언어는 2.1등급, 수리 2.2등급, 외국어 2.5등급의 차이가 났다.

하지만 외고 학생의 입학 전 성취도인 중학교 성적과 가구수입, 사교육비 등 사회경제적 배경 등의 변수를 없애고 재산정하면 두 집단의 차이는 언어는 0.6등급, 수리 1.0등급, 외국어 1등급으로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이 같은 결과는 연구진이 외고 학생 143명과 일반계고 학생 628명의 2008학년도 수능성적 등급과 성별, 사교육비 규모, 공부시간, 중학교 성적 등을 심층적으로 비교·분석해 내놓은 것이다.

연구진은 “외고 학생이 높은 성취 수준을 나타내는 것은 중학교 때부터 공부를 잘했거나 학생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우수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이번 연구는 보여준다”며 “외고에 가면 일반계고 학생보다 쉽게 명문대에 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은 실제보다 부풀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