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 구원 투수로 스타들이 무대에 뜬다
입력 2010-06-13 17:43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누비던 스타들이 대거 연극무대로 향한다.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대학로 연극계에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스타마케팅 효과 기대=스타마케팅 효과는 ‘연극열전’이 이미 증명했다. 대학로 연극이 관객 10%를 채우기도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요즘이지만 시즌 3가 진행 중인 ‘연극열전’은 불황에도 선전 중이다. 스타마케팅이 ‘연극열전’의 브랜드가치를 높여줬고 이를 바탕으로 스타와 연극 모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CJ엔터테인먼트와 연예기획사 나무액터스, 공연기획사 악어컴퍼니가 손잡고 준비하는 ‘무대가 좋다’는 자본과 제작능력 그리고 스타 캐스팅 능력이 결합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높인다. 첫 작품인 ‘풀 포 러브’(7월 6일∼9월 12일. SM아트홀)에는 한정수 박건형 조동혁 김정화 김효진 등이 출연한다. 여느 드라마 캐스팅을 방불케 하는 조합이다. ‘무대가 좋다’ 홍보대사로는 ‘지붕뚫고 하이킥’을 통해 스타로 떠오른 배우 신세경이 나선다. 이들은 모두 나무액터스 소속이다. 김동식 나무액터스 대표는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공간에서 연기 깊이를 늘리고 장르를 넓히는데 아주 도움이 되는 기회”라면서 “개런티가 영화, 드라마보다 낮지만 일정부분 동업자 의식을 가지고 참여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무대가 좋다’는 내년 3월 31일까지 ‘클로져’, ‘트루 웨스트’, ‘프루프’, ‘거미여인의 키스’, ‘아트’, ‘댓페이스’ 등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작품에는 모두 나무액터스의 배우가 캐스팅된다. 조행덕 악어컴퍼니 대표는 “다른 기획사 배우들이나 신인 연극배우 등도 많이 출연할 것”이라고 다른 배우의 출연 가능성도 열어놨다.
‘주몽’, ‘신이라고 불리는 사나이’ 등에 출연한 톱스타 송일국도 처음 연극 무대에 선다. 그는 윤석화가 연출가로 변신한 연극 ‘나는 너다’(7월 21일∼8월 15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 출연한다. 이 작품은 안중근 의사와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송일국은 안중근과 아들 안준생으로 1인 2역을 맡아 안중근과 그의 가족이 겪은 시대적 풍파와 인간적 고뇌를 연기한다.
◇결국 연기력이 관건=스타들의 연극무대 진출이 여전히 관심거리는 되지만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많은 대중스타가 대학로 무대를 거쳐 갔다. 그 중에는 좋은 평가를 받고 흥행에도 성공한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흥행과 연기력 모두에서 낙제점을 받은 경우도 많았다. 스타라고 무조건 흥행이 보장되는 때는 지났다.
TV나 영화는 필요한 장면만 찍어서 편집하기 때문에 연기도 끊어서 할 수 있다. 반면 무대는 2시간가량 쉬지 않고 계속 연기를 이어가야 한다. 이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무대에서 연기력을 평가받는 바로미터가 된다. 최근 ‘풀 포 러브’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은 매체 차이에서 오는 연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효진을 제외하면 모두 처음 연극무대에 선다. 김동식 대표는 “스타마케팅에 편승해서 가면 무대에 오래 서신 분들께 모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끊임 없이 더 트레이닝하고 발전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송일국도 “연극이야말로 진정한 배우 예술이라고 생각했는데 용기가 안 나고 두려움이 커서 도전하지 못했다”면서 “최근 들어 스스로 연기에 대해 교만함을 갖고 있었음을 깨닫게 됐고 한계도 많이 느꼈다”고 첫 무대에 서는 소감을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