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신경성 실신 아세요?… 과호흡·편두통 원인 급작스런 실신

입력 2010-06-13 17:48

멀쩡해 보이던 사람이 갑자기 실신하는 경우가 있다. 얼마 전 생방송 뉴스를 진행하던 모 케이블방송 여성앵커 이 모씨가 갑자기 ‘아휴∼’ 하며 쓰러진 사고는 그중 한 예. 이 앵커는 다행히 방송사고 직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검사를 받은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위 사람을 놀라게 하는 이런 실신 사고는 무엇 때문에 일어날까.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성은주 교수는 “만약 이 씨처럼 실신을 유발할만한 특별한 질병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을 하는 도중 갑자기 쓰러질 수 있는 상황이라면 ‘과호흡’이나 ‘미주신경성 실신’, ‘편두통’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과호흡이란 말 그대로 호흡이 지나친 것으로, 갑자기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며 폐에서 정상적인 가스 교환이 이뤄지지 않아 생기는 현상이다. 즉 몸 안의 이산화탄소가 산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할 때 발생한다.

이런 과호흡은 보통 불안이나 긴장, 감정이 격해져 숨을 너무 가쁘게 쉴 때 일어나기 쉽다. 간혹 격렬한 싸움이나 시비 도중 일어나는 실신이 바로 이 경우에 해당된다. 또 저산소증, 폐질환, 심장 질환이나 약물에 의해서도 과호흡이 촉발된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지나치게 더운 곳에 있거나 수면부족, 음주, 감정적인 동요나 두려움, 공복이나 과식상태, 장시간 움직이지 않고 있었을 때 등의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미주신경성 실신이란 교감신경계가 심혈관계를 과도하게 자극, 미주신경계의 평형을 무너트리면서 촉발하는 실신을 가리킨다. 교감신경계는 정신적 충격이나 초조감 등에 의해 흥분된다.

보통 전조 증상으로 피로감, 하품, 구역질, 식은땀이 난다. 그러다 곧 얼굴이 창백해지며 머리가 텅 비는 느낌이 들면서 눈앞이 캄캄해지고 실신하는 과정을 밟는다. 평소 운동을 안 하고 거의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 전날 과음이나 수면부족, 지나친 다이어트 혹은 폭식, 스트레스 등을 경험할 때 특히 경계해야 한다.

성 교수는 같은 상황이라도 “평상시 자율신경계가 잘 작동하도록 몸 관리를 하면 발작 위험을 훨씬 낮출 수 있다”며 “자율신경계는 근육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육 활동을 좋게 만들면 실신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