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시민프로축구단 창단 공모주 청약… 공무원에 일방 할당 물의
입력 2010-06-13 17:59
광주시가 시민프로축구단 창단을 위한 공모주를 공무원들에게 일방적으로 할당해 반발을 사고 있다.
13일 광주지역공무원노조협의회에 따르면 광주시가 한국과 그리스 간 월드컵 1차전이 열린 12일을 ‘광주시민프로축구단 시민주 공모 청약의 날’로 지정, 1만여명의 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응원전을 펼친 염주동 월드컵경기장에서 대대적인 시민주 청약행사를 벌였다.
문제는 광주시가 이 행사에 앞서 시와 자치구 공무원, 유관기관 임직원 등에게 직급별로 일정 금액을 할당한 뒤 1주당 5000원씩인 주식청약에 참여하라는 내부지침을 내렸다는 것.
시는 이날 행사에서 총 3억원을 목표로 시 본청 기준 국장급인 3급 공무원의 경우 20만 원, 과장급인 4급 15만 원, 계장급 5급 10만 원 등 일률적인 기준을 정해 공모주를 청약하라고 적극 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무원노조협의회는 시가 이같은 시민주 공모에 나서자 최근 성명을 내고 “광주시의 프로축구단 창단을 위한 시민주 공모를 지켜보면서 1970년대 전시행정이 떠올라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9일 프로축구단 발기인 총회를 갖고 박흥석 광주상공회의소장을 초대 대표이사로 선출한 광주시와 시민프로축구단 창단준비위는 내년부터 프로축구 K리그에 16번째 팀으로 참여하기 위해 12월 창단을 목표로 현재 창단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광주시와 준비위는 우선 창단에 필요한 50억원 가운데 10억 원을 시민공모주로 충당할 예정이다.
앞서 시는 지난 5월9일 38일간의 전시를 마치고 폐막된 광엑스포 입장권 상당수도 공무원들에게 할당 판매해 공무원들에게 부담을 안겼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자발적 참여를 독려했으나 강요하지는 않았다”며 “공무원들도 프로축구단 창단을 위한 시민주 청약에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해명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