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구강관리 부실하면 5년도 못가
입력 2010-06-13 17:56
김 모(33)씨는 요즘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잇몸 뼈의 일부가 염증으로 녹아내려 한달 째 치과 치료를 다시 받고 있다. 충치를 뽑고 2년 동안 방치하다 받은 어금니 임플란트가 말썽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4년 전 아들의 권유로 치아 3개를 임플란트로 바꾼 이 모(60)씨도 마찬가지. 치료가 끝나고 평생 이 때문에 고생할 일은 없을 줄 알았지만 올해 초부터 임플란트 주위의 잇몸이 붓고 고름이 나며, 피도 비쳐서다.
힘들게 심은 임플란트를 뽑고, 재 시술을 받아야 할 처지에 빠지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대부분 영구적으로 손상되지 않고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임플란트 주위에 생긴 염증으로 잇몸이 녹은 사람들이다.
포샤르치과병원 박태용 원장은 13일 “구강관리가 잘 되고 시술 테크닉이 좋은 경우에는 5년 이상 임플란트 유지 비율이 95%에 가깝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임플란트 주위염에 의해 80%까지 떨어질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잇몸이 부실하거나 전신건강 및 구강건강 관리가 부실한 경우 사용한 지 5년 이상 된 임플란트의 27.8%, 즉 약 4개 중 1개에서 주위염이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다.
이 임플란트 주위염은 초기에 치아 경계 부위의 점막이 벌겋게 부어오르며 이 뿌리가 드러나는 치은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가 점차 임플란트 주변의 뼈까지 파괴돼 치주염(풍치)과 같은 증상으로 악화되는 경과를 밟는다.
문제는 정상 치아와 달리 임플란트에는 신경조직이 없기 때문에 이상이 생겨도 눈치 채기가 어렵다는 점. 따라서 이상을 느껴 치과를 찾을 때는 이미 골 조직이 많이 손상돼 있기 일쑤이다. 치과의사들이 흔히 임플란트 주위염은 무엇보다 초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당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플란티움치과병원 서종진 원장은 “임플란트는 환자본인이 얼마나 철저히 관리했느냐에 따라 수명이 달라진다”며 “특히 임플란트 표면에 치태가 달라붙지 못하도록 매일 보철물과 잇몸 경계부위를 따라 칫솔질을 하고, 치간 칫솔로 임플란트와 치아 사이를 꼼꼼히 닦아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임플란트 시술 종료 후 초기 1년 동안은 약 3개월 단위, 그 뒤부터는 6개월∼1년 간격으로 정기검진을 습관화해야 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