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자 100명 중 87명 5년 못채우고 ‘보따리’… ‘평생직장’ 개념도 명퇴

입력 2010-06-11 18:32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이후 비정규직이 양산되는 등 노동시장 안정성이 약화되면서 직장인에게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퇴색한 것은 물론 10년 이상 근속자도 드문 것으로 11일 드러났다.

국세청이 2008년 퇴직소득 원천징수 신고내역을 분석한 결과 퇴직자 256만5595명 가운데 5년 미만 근속 퇴직자가 86.7%(222만4755명)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5년 이상 10년 미만 근속자가 9.6%(24만6726명)였고 △10년 이상 20년 미만 근속자 2.7%(7만9명) △20년 이상 30년 미만 근속자 0.6%(1만6495명) △30년 이상 근속자 0.3%(7610명) 등이었다.

즉 퇴직자 100명 가운데 87명은 한 직장에서 5년도 채 근무하지 않고 ‘보따리’를 싼 반면에 10년 이상 한 직장에서 꾸준히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은 3.6%로 100명 가운데 4명도 안 됐다.

퇴직자들의 근속연수는 해마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퇴직자 수가 최근 5년간 60.7%(2003년 159만6899명→2008년 256만5595명)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5년 미만 근속 퇴직자는 2003년 80.6%에서 2008년 86.7%로 6.1% 포인트 늘어난 반면 10년 이상 근속 퇴직자는 6.9%에서 3.6%로 3.3% 포인트나 줄었다. 전문가들은 고용 유연성이 커져 직장인들의 이동이 활발해진 측면도 있지만 IMF 사태 이후 회사들이 정규직 고용을 꺼리고 비정규직이나 임시직 고용을 늘리고 명예퇴직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재중 기자